“노동운동가” “극우유튜버” 김문수 자질 두고 여야 난타전

권혜진 2024. 8. 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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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문수 막말 사과 먼저” “자진 사퇴해야”
김문수 “상처 받은 분께 사과…사퇴 생각 없어”
청문회 시작 40분만에 정회…‘자질’ 검증 두고도 여야 충돌
與 “노동 운동 이력” 野 “노동부 주요 통계도 몰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야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자질 문제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 논란 등을 문제 삼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고, 여당은 ‘노동운동가 출신 적임자’라며 방어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6일 국회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野 “‘막말’ 사과부터” vs 與 “일방적 사과 강요 안 돼”

여야는 청문회 시작도 전부터 충돌했다. 야당 의원들이 김 후보자의 과거 언행을 문제 삼으며 입장 표명과 사과가 우선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언성이 높아졌고 안호영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개의 40분 만에 정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과거 김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를 두고 ‘죽음의 굿판’이라고 표현하고 ‘불법 파업에는 손해배상 폭탄이 특효약’이라고 막말했다”며 “적어도 돌아가신 분들이나 유가족에게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청문회 질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도 “김 후보자는 과거 국민을 상대로 오랫동안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악의적인 발언을 남발했다. 대통령이 이런 사람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2차 가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청문회는 3차 가해와 다를 바 없다. 청문회 자체를 해서는 안 된다”며 “청문회가 아니라 후보자에 대한 사퇴 촉구를 위원장에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 전부터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섰다. 또 야당이 의사진행발언을 악용해 김 후보자에게 일방적인 사과를 강요하고 있다며 청문회 절차를 문제 삼기도 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은) 국회의원 자격 가지고 일방적으로 사과를 받아내려고 하고 있다”며 “청문회에서 하나하나 검증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일방적인 사과를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 김형동 의원은 “의사 진행과 관련된 발언이 아닌 것은 자제해 주는 것이 옳다”며 “후보자에게 스스로 물러나라고 하는 주장은 본 질의에서 하면 된다. 대한민국 헌법 질서 안에서 장관으로서 지위와 자격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도 본 질의에서 물으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제 발언 중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과거와 현재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제가 했던 말의 일부를 가지고 시비를 따지려 하면 1년 내내 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야당 위원들의) 지적을 모두 받아들이고 사과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오늘 청문회에서 지적한 내용은 그대로 겸손하게 잘 받아 말씀을 새기겠다”고 했다. 다만 야당의 자진 사퇴 요구에는 “자진 사퇴할 용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與 “노동 현장 경험 풍부” vs 野 “노동자 임금 주요 통계도 몰라”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노동 시장 현안에 대한 질문으로 자질 검증을 이어갔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질임금은 감소하고 있다. 이게 정상이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실질 임금이 감소한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우리나라는 임금이 상승하고 있고 실질임금도 상승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은 “장관 후보로 청문회에 왔는데 ‘처음 듣는다’고 하면 되는가. (고용노동부의) 통계가 있는데 뭘 처음 듣느냐”며 “(과거) 발언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실력에 대한 문제로까지 들어가야 하느냐”고 질타했다.
박해철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 이력과 ‘문재인 퇴진 구국연합집회’ 참석 이력 등을 들어 공직 후보자로 부적격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극우 유튜버 출신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김 후보자를 지명한) 윤석열 정부는 국회를 조롱하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노동운동가 출신인 점과 현장 경험이 많다는 점을 들어 ‘적격 인사’라고 주장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노동 운동을 하던 시절 공장에 다니면서 ‘월급을 주지 않으면 총파업하겠다’고 싸운 덕분에 임금체불이 없어졌다는 일화가 있다”며 “재야에 있을 때 표현의 일부만 가지고 김 후보자의 모든 것을 다 재단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당 우재준 의원도 “김 후보자는 젊은 시절 노동 운동에 매진했다.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대부분 기간을 환노위에서 활동했다”며 “말씀 중에는 우려가 되는 것들도 있지만, 행동에는 전혀 부끄러움 없게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해 “문제가 많다”며 “법이 시행되면 한국에 웬만한 기업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우리 기업들도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늘어나 노동자들에게 많은 불이익이 올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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