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응급실 문제, 관리가능…기본적으로 의사부족 문제”
대통령실이 26일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관해 적극 설명했다. 의료공백 사태가 길어지며 응급 환자가 여러 병원 응급실을 찾아다니는 피해 사례가 잇따라 보도되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일부 응급실이 단축 운영하고, 온전하게 운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지만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며 “사실 응급실 뺑뺑이는 의대 증원 문제 불거지기 전부터 누적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응급실 뻉뺑이는 기본적으로 의사 부족 문제가 깔려 있다”며 “여기에 더해 경증 응급 환자가 (동네병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상급병원에서 치료받는 것, 지나치게 저수가여서 보상이 불충분한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현재 응급의료기관은 모두 408개로 상급인 권역센터 44개, 지역센터 136개, 지역기관 228개로 구성된다. 이 관계자는 “408개 중 24시간 진료가 일부 제한되는 곳이 3군데인데 인력이 사직하고 나가서 생긴 문제”라며 “순천향대 천안병원과 천안 단국대병원은 9월 1일부터 정상화 예정이고, 세종 충남대병원은 조만간 해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에 대해선 “진료 제한되는 곳은 아니고 (전문의 사직서 제출로) 인력 손실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응급실 부족 문제와 관련해 “근본 원인은 기본적으로 의료인력 부족과 경증 환자의 무분별한 상급병원 이용, 현장에서 전공의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최근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응급실로 몰려들면서 (응급실에) 과중한 부담을 지우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실 내원 환자의 43%는 경증 환자로 파악돼 이런 트래픽(이용량)을 잘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부족한 응급실 인력 현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 말 현재 응급실 근무 응급의학 전문의는 1418명이었는데, 7월 현재 오히려 응급의학 전문의는 84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전문의는 늘었지만 그동안 응급실을 떠받치던 전공의 인력 대다수가 병원을 떠났다는 데 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서 일하던 전공의 580명이 지금은 55명만 일하고 있어 500여명 이상이 감소한 상황”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응급실 인력을 적극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족한 응급실 인력은 ▶권역센터와 지역센터에 군의관ㆍ공보의 91명 집중 배치 ▶진료지원(PA) 간호사, 촉탁 의사, 전공의 사직자 일반의 채용 ▶타전공의 응급실 지원 및 타기관 의사의 겸직 허용 등을 통해 최대한 보충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5년간 10조원 이상 투입되는 의료개혁 재정과 관련해선 “건강보험료가 올라가는 것 아니냐 걱정하는데, (건강보험 재정) 적립금이 27조원 정도 있어서 그 재원을 활용한다면 건보료가 급속하게 올라가는 건 없다”면서도 “지금처럼 상급종합병원 진료받는 걸 자식이 부모 효도시키는 수준으로 이용하게 되면 당연히 의료비가 더 들어가게 된다”고 했다. ‘의료개혁이 결국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라는 일부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선 “사실과 다른 괴담”이라고 강조했다.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과 관련해선 “쟁의조정이 잘 안 된 곳이 61개 사업장”이라며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응급의료, 중환자 치료 등은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기능을 유지하도록 돼 있어 병원 의료서비스가 마비되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추석 민생 안정과 비상진료 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27일 한 총리 주재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응을 위한 관계 부처 장관 대책 회의를 연다. 정부는 또한 다음달 추석 연휴를 대비해 ▶성수품 물가 ▶임금 체불을 막기 위한 금융 지원 ▶연휴 응급 의료 체계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중앙일보 8월 26일자 10면 참조〉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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