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조차로 식용유 운송은 사실, 21t은 시중 유통”

송세영 2024. 8. 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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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화학유제품을 운송한 유조차를 탱크 세척도 하지 않고 식용유 운반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식품안전국은 문제의 유조차 두 대가 지난 5월 석탄액화연료(CTL)를 운송한 뒤 탱크를 세척하지 않고 식용유 총 79t을 운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경보는 지난달 2일 탐사보도를 통해 CTL 운반 차량이 세척 작업 없이 식용유와 당액 등 식자재 운송에 투입됐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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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석탄액화연료를 하역한 한 유조차가 탱크 세척도 하지 않고 식용유를 싣기 위해 식용유 제조사에 들어가는 모습. 신경보 캡처


중국에서 화학유제품을 운송한 유조차를 탱크 세척도 하지 않고 식용유 운반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중국 국무원 식품안전국은 25일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안부, 교통운수부,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시장감독총국, 국가식량비축국과 합동조사팀을 구성해 관련 의혹에 대해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식품안전국은 “허베이성, 톈진, 네이멍구, 산시성 4개 지역으로 나눠 합동조사를 벌였다”면서 “사안의 성격이 매우 악질적이며 기본 상식을 어기고 도덕적 마지노선과 법적 레드라인을 유린한 전형적 범죄”라고 밝혔다.

식품안전국은 문제의 유조차 두 대가 지난 5월 석탄액화연료(CTL)를 운송한 뒤 탱크를 세척하지 않고 식용유 총 79t을 운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중 11t은 사료 가공에 사용됐고 21.6t은 내몽고자치추 어얼둬쓰시에서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식품안전국은 운송회사 대표와 유조차 실소유주와 운전자 등 7명을 형사처벌하도록 공안기관에 넘겼다. 이들 운송회사의 운송면허를 박탈하고 문제의 식용유 공급에 관여한 회사들에게 최저 28만 위안(약 5200만원)에서 최고 286만 위안(5억3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담당 공무원의 직무유기에 대해서는 별도 감찰을 하도록 했다.

중국 관영 신경보는 지난달 2일 탐사보도를 통해 CTL 운반 차량이 세척 작업 없이 식용유와 당액 등 식자재 운송에 투입됐다고 폭로했다. 문제의 차량은 중국 국영 식량비축·관리기업인 시노그레인과 대기업인 후이푸식용유그룹 간 운송도 담당했다.

신경보는 운송비를 줄이기 위해 화학유와 식용유를 동일한 유조차로 운반하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한 유조차 운전기사의 말도 전했다. 화학연료 잔류물이 있는 기름을 장기간 섭취하면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간과 신장 등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당시 “이런 행위는 독살하는 것과 같다”고 개탄했다.

중국에서 식재료 운송의 위생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됐다. 1988년 상하이에선 분뇨처리 차량으로 운송한 꼬막이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되면서 A형 간염 집단 감염 사건이 발생했다. 2005년에는 광시좡족자치구의 난닝에서 연료유와 식용 주정을 교차 운송한 사건이 적발됐다. 2011년과 2015년에는 후난성에서 강알칼리성 화학제품과 식용유를 혼합 운송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폭로됐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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