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폭염' 만든 두 겹 이불, 틈 생겼다…뜨거운 밤 약해질 듯

정은혜 2024. 8. 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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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가 한풀 꺾인 25일 오후 서울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뉴스1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고통스러운 8월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극한의 습한 폭염을 일으키던 ‘두 겹 고기압’이 약화하면서, 한반도에 서늘하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올 틈이 생겼기 때문이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대기 상층을 동시에 덮던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각각 서쪽과 동쪽으로 다소 물러나면서 북쪽의 차가운 공기 유입을 막던 두 겹 고기압 상태는 우선 해제됐다.

신재민 기자


이에 따라 28일에 우리나라 대기 중상층(고도 약 3㎞)으로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올 전망이다. 하층에는 여전히 덥고 습윤한 공기가 자리 잡고 있어 낮 기온은 무덥지만, 상층의 찬 공기가 밤사이 냉각 효과를 일으켜 열대야는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낮 최고기온도 28일까지 조금씩 내려갈 전망이다. 기상청은 27일과 28일 전국 낮 최고기온이 28~33도 수준일 것으로 예보했다. 전날까지 전국 낮 최고기온은 30~36도 수준으로 매우 무더웠다.

다만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우리나라에 가까운 일본 남부 가고시마 지방에 상륙한 이후부터는 산산이 일으키는 동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서쪽 지방의 기온이 일시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 페이지 넘어가” 태풍 등이 변수


정근영 디자이너
태풍의 예상 진로나, 폭염이 얼마나 지속할지에 대한 변동성은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일조량(햇볕의 양)이 지난 22일 처서(여름 끝, 가을 시작을 알리는 절기)를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고, 한반도 주변 해수 온도도 30도 수준의 ‘열탕’에서 28도 아래인 ‘온탕’으로 바뀌는 등 폭염을 일으키는 구조적인 요인은 완화하고 있다. 하지만,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향후 움직임에 따라 태풍이 진로도, 폭염 지속 기간도 달라질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구조적인 기상 요건이 변화하면서 8월 폭염의 ‘페이지’는 다음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보이지만, 태풍의 영향 등에 따라 9월 초까지 폭염이 이어지거나 9월 내내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은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8월에 겪은 수준의 습한 폭염과 열대야는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8월 열대야 역대 1위, 폭염은 2위


김영옥 기자
올해 8월의 폭염과 열대야는 연일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올해 8월 폭염이 나타난 날은 25일 기준 전국 평균 15.1일로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14.1일)을 넘어서며 역대 2위에 올랐다. 8월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1위를 기록한 2016년(16.6일)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열대야로는 이미 역대 1위가 됐다. 전국 평균 8월 열대야일수는 10.5일로 종전 1위였던 2018년(9.4일)보다 하루 많다. 역대 최장 ‘연속 열대야’ 기록(34일)을 갈아치운 서울에서는 8월 들어 24일 하룻밤을 제외하고 모두 열대야가 나타났다.

김영옥 기자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한반도 주변 수온이 30도에서 28도로 내려갔지만, 28도도 여전히 평년보다 높은 상태”라며 “당분간 기온이 오르내릴 요인이 많은 등 변동성이 큰 만큼 매일 최신 기상정보를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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