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이스라엘과 맞짱 어떻게? "하루 로켓 3000발 쏠 능력" [그래픽텔링]

박현준 2024. 8. 2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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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로이터=연합뉴스

중동의 군사강국인 이스라엘에 전면 보복 공격을 감행한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세계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헤즈볼라는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을 괴롭혀왔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에도 불구하고 헤즈볼라가 이런 장기적인 공격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은 뭘까?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를 장악하고 있는 시아파 군벌이다. 레바논은 520만명의 인구 중 무슬림이 절반을 약간 넘는데, 양대 종파인 시아파와 수니파가 거의 비슷한 수를 차지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1982년 레바논을 침공해 남부를 점령하자, 남부 지역 해방을 명분으로 이슬람 성직자들에 의해 결성됐다. 이스라엘이 2000년 철군한 후 이 지역을 장악해 세를 불렸다. 서방에선 테러 단체로 규정하지만, 장관을 배출하는 등 레바논 내에선 엄연한 정치 세력이다.

‘신의 당’이라는 명칭에서 보듯 79년 호메이니가 이끈 이란 시아파 종교 혁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무장 초기엔 이란혁명수비대가 헤즈볼라 세력에 대한 군사훈련을 맡았다. 이 때문에 이란과 오랜 기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란의 대리 세력으로 구성된 ‘저항의 축’ 중 핵심 세력으로 꼽힌다.

시아파 성직자인 하산 나스랄라가 92년부터 지도자를 맡고 있다. 나스랄라는 공개석상에선 수년간 자취를 감췄지만, 방송을 통해 꾸준히 연설을 이어가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이번 상호 공격이 심상찮은 건, 헤즈볼라의 뒷배로 지목되는 이란이 먼저 이스라엘에 대한 ‘피의 보복’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이란을 방문 중이던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폭사한 것에 대응한 조치였다. 하지만 이후 한 달 가까이 이란은 직접적인 보복 공격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은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 정부군, 이라크 민병대, 가자지구의 하마스‧이슬라믹지하드, 예멘의 후티 반군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중동의 반이스라엘 전쟁을 물밑에서 조정하고 있다. 헤즈볼라가 레바논 정규군보다 더 강하다는 얘기도 이란의 지원에 바탕한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병력만 16만9500명에 달하고, F-35 스텔스 전투기, 아파치 공격헬기, 메르카바 탱크 등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대외적으로는 병력이 10만명 가량이라고 주장하지만, 상당히 부풀려진 숫자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병력은 3만~5만명으로 추산된다.

박경민 기자

그럼에도 헤즈볼라가 보유한 약 12만~20만 발의 로켓과 미사일, 무인기(드론) 등 ‘비대칭 전력’ 때문에 실제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를 타격할 수 있는 로켓(사거리 100㎞) 6만~8만 발, 이스라엘 중부를 타격할 수 있는 아야시-250 등 장거리 로켓(사거리 250㎞) 2만~4만 발, 단거리 미사일(사거리 250㎞) 150~400발, 이스라엘 전역을 포괄하는 중거리 미사일(사거리 500㎞) 10~50발 등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에밀 호카옘 중동안보 선임연구원은 “서방 정보기관은 헤즈볼라가 하루에 3000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이스라엘의 저고도 요격 체계인 '아이언돔'이 이런 동시다발 공격을 한꺼번에 요격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경민 기자


헤즈볼라가 2013년 시리아 내전에 참전해 전투 경험을 쌓은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2006년에 “레바논의 시계를 20년 뒤로 돌리겠다”며 국경을 넘어 헤즈볼라를 공격했다가,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한 달만에 철수한 적도 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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