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헌재 시절에도 사회적 약자의 인권 챙겼다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형 공보물 의무화 찬성, 박정희 정권 긴급조치 피해자 편에서 의견 피력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는 헌법재판관과 검사 재직할 당시, 사회적 약자의 권리 신장을 위해서도 크게 애썼다. 안 후보가 개별 인권에 관심이 없다는 극히 일부의 지적과 상반된다.

26일 각종 보도와 자료 등에 따르면 안 후보는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점자형 공보물 제작 의무화에 찬성했다. 2014년 5월, 공직선거 후보자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공보물을 만드는 것을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규정한 선거법 헌법소원 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했다. 그는 “시각장애선거인이 후보자 등에 대한 정치적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유일한 매체 또는 핵심적 수단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음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시각장애선거인에게 실질적인 차별 및 불평등이 초래된 경우에는 헌법상 보장된 시각장애선거인의 선거권이 침해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또 박정희 정권 시절 긴급조치 위반에 따른 국가배상을 인정해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에선 피해자 편에 섰다. 해당 사건은 각하됐지만 안 후보는 반대 의견을 통해 “대통령이 헌법의 명문규정과 원리를 훼손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기 위한 의도로 규범 제정권한을 남용하는 경우에까지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검사 시절엔 근로자 인권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는 1992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 때 산재 사고가 잦은 중견기업 사업주 2명을 구속했다. 당시는 산재 사망사고 때 현장소장 등만 입건되고 벌금 처벌되는 경우가 많아 이례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또 사회적·경제적 약자의 법률서비스 증진을 위한 공익법무관제도 도입을 주도했다.

안 후보는 온화하고 성실하면서 조직 통솔력도 뛰어나고 합리적인 결론을 낼 줄 아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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