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금감원에 미운털?...이복현 원장 또다시 “합병비율, 공정가치로 평가해야”

KBS 일요진단 라이브 출연해 입장 밝혀
“시가 합병 면죄부 될 수 없어”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두산 계열사 간 인수합병(M&A)에 대해 다시 한번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이 원장은 25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합병비율 산정 방식에 대해 “법에 따라 시가(총액)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했으니 괜찮다는 (두산그룹의) 주장이 있지만 시가 합병이 모든 것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효율적인 시장에서는 시가가 모든 것을 반영했으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7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한다고 공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시가를 기준으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비율이 1 대 0.63으로 결정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효율적 시장에선 시가가 가치를 반영하겠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다”며 “그럼에도 여러 문제가 있어 차선으로 (현행법은) 시가로 평가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합병비율 등을 보면 대부분 나라는 공정가치를 평가하고 있다”며 “시가 합병보단 공정가치를 평가하도록 하고 (주주) 불만이 있는 경우 사법적 구제를 요청하든지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원장은 두산 경영진이 주주와의 소통에 미흡했다고도 지적했다.

“시가를 기준으로 합병하더라도 할증이나 할인을 할 수 있다. 또 미국은 젠슨 황 등 최고경영자(CEO)가 기업 목표를 직접 나서서 설명하는데 두산 경영진이 투자자에게 설명했는지 반문하고 싶다.”

금감원은 지난 7월 두산의 계열사 간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 요구를 했다. 이에 두산은 지난 16일 반기보고서에 따른 실적 수치를 일부 갱신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