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큰 실수했는데 감싸주네, 투헬이랑 다르잖아!"…독일 언론 '콤파니 리더십' 감탄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김민재가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큰 실수를 범하며 실점의 빌미가 됐다. 하지만 뮌헨의 뱅상 콤파니 감독은 그를 비판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팀을 이끈 토마스 투헬 감독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뮌헨은 25일(한국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볼프스부르크와의 2024-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1-2로 패색이 짙은 상황을 이겨낸 값진 승리였다.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선발 센터백으로 출전했으나 두 번째 실점의 빌미가 됐다.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81분을 뛰고 에릭 다이어와 교체됐다.
뮌헨은 전반 20분 터진 자말 무시알라의 득점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후반 2분 볼프스부르크의 로브로 마예르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하며 경기의 양상은 알 수 없게 됐다.
김민재의 실수가 나온 것은 1-1로 맞선 후반 10분이었다. 김민재가 센터라인 부근에서 시도한 백패스를 볼프스부르크 파트리크 비머가 가로챘다.
비머는 공을 잡고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드리블을 돌파해 들어가 침투하던 마예르에게 패스했고, 마예르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뮌헨은 김민재의 실수로 1-2 역전을 헌납하며 패배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뮌헨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뮌헨은 후반 20분 해리 케인이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2-2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 37분에는 케인의 패스를 받은 세르주 그나브리가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리며 3-2 승리를 챙겼다.
지난 5월 뮌헨의 감독으로 부임한 콤파니 감독의 첫 승이었지만 많은 비판이 실점을 허용한 김민재에게 향했다. 김민재는 두 번째 실점을 허용하기 전인 전반 7분에도 뮌헨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실책으로 실점을 허용할 뻔했다. 우파메카노가 걷어내며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명백한 실책이었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에게 평점 5점을 부여하며 뮌헨 선수 중 최저 평점을 줬다. 독일 언론은 평점을 1~6점으로 매기는데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다. 김민재가 평점 5점을 받았다는 것은 최악의 경기력이었다는 의미였다.
매체는 "경기 초반 부정확한 부분이 있었다"며 "비머에게 1-2로 역전당하는 어시스트를 사실상 내줬다"고 김민재의 경기력을 지적했다.
다른 매체들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키커'는 김민재에게 양 팀 합쳐 최저 평점인 5점을 줬고 '스카이스포츠 독일', 'SPOX'도 5점을 줬다. 'SPOX'는 김민재에 대해 "경기장에서 흔들렸다. 거친 패스도 여러 번 했고, 비머에게 기회를 헌납했다. 그는 필드에서 가장 약한 선수였다"며 혹평했다.
독일 'TZ'도 "김민재의 행운은 55분 만에 끝났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에게 주려는 패스는 너무 짧았고, 중대한 실수가 나오면서 볼프스부르크는 2-1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향한 비판보다 팀의 역전승을 강조했다. 콤파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팀 정신력은 최고였다. 김민재의 실수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 난 선수들의 반응에 대해 말하고 싶다. 모두가 (반응이) 좋았다"며 김민재를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뮌헨을 이끈 투헬 감독과 대비되는 반응이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실수가 나온 경기에서 그에 대한 혹평을 늘어놓았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다이어와 선발 센터백으로 출전했으나 2실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뮌헨은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2로 비기며 결승 진출 가능성이 낮아졌고 원정에서 1-2로 패하며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1차전 경기 후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너무 탐욕스럽게 수비했다"며 "수비할 때 공격적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그러면 아무도 그를 도울 수 없다"고 김민재의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해 여름 뮌헨에 합류한 김민재는 전반기 동안 투헬 감독의 선택을 받아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이후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 리흐트에게 주전 센터백 자리를 내주며 벤치에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김민재는 오랜만에 잡은 기회인 레알과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실수를 범하며 다시 주전에서 밀렸고 시즌 마지막까지 주요 경기에는 후보로 뛰어야 했다. 김민재는 다음 시즌 반등을 다짐했다.
이번 시즌은 입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새로 부임한 콤파니 감독은 프리시즌부터 김민재를 주전을 넘어 주장 완장까지 채우며 신뢰하는 모습이었고 시즌 첫 경기인 SSV 울름 1846(2부)과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 경기에서 풀타임 소화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뮌헨은 울름을 4-0으로 꺾고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콤파니 감독은 투헬 감독과 달리 주전 센터백 김민재를 보호하는 모습이다. 독일 매체도 콤파니 감독의 태도를 극찬하고 나섰다.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는 "콤파니가 선수를 비난하지 않기로 한 것은 좋은 결정이다. 부정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은 상황을 해칠 뿐이기에 의미가 없다"며 "김민재도 자신이 실수한 것을 알고 있으며, 콤파니가 지나치게 비판하는 것은 더 이상의 실수를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콤파니는 팀의 긍정적인 반응을 강조하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콤파니 감독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뮌헨은 오는 2일 프라이부르크와 리그 2라운드 홈경기를 갖는다. 리그 개막전에서 좋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인 김민재를 콤파니 감독이 다시 기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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