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고아성 “사람에게서 연기 동력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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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나(고아성)는 열심히 살았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한국이 싫어서'에서 주인공 계나를 연기한 고아성을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고아성은 "관객들이 한 사람의 의견에 편승하지 않도록 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느낌이 들었으면 해서 김우겸과 해당 장면을 찍을 때 서로 에너지를 조절했다"며 "계나가 현실로부터 도망쳤다고 보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 다만 계나가 한국 사회의 피해자로 묘사되지 않아야 한다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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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사는 청춘들에게 위로 됐으면”
“‘괴물’, 이제야 객관적으로 보게 돼”
계나(고아성)는 열심히 살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IT 회사에 취업해 학자금 대출을 갚았다. 매일 새벽 인천에서 강남까지 두 시간 걸려 출근하고 파김치가 돼서 퇴근해도 사는 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남자친구 지명(김우겸)의 가족은 형편이 넉넉지 않다는 이유로 계나를 내려다봤다. 직장 상사는 편법을 강요했다. 겨울은 너무 추웠다. 따뜻한 곳으로, 행복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한국이 싫어서’에서 주인공 계나를 연기한 고아성을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고아성은 “장건재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꼭 ‘한국’이 아니라 어느 나라를 적용하더라도 관객이 똑같이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말이 인상적이었다”고 돌이켰다.
2015년 출간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이 싫어서’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절망에 대처하는 요즘 청년들의 모습을 다룬다. 계나는 부유하지도, 학벌이 엄청나지도, 사회성이 아주 좋지도 않은 데다 추위를 너무 많이 타는 자신이 한국 사회에선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뉴질랜드로 떠난다.
고아성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등에선 사회 초년생이 열정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회사 생활에 지쳐버린 모습을 표현해야 했다”면서 “하얀 바탕에 검은 글씨뿐인 시나리오에 계절과 날씨의 변화, 뉴질랜드와 한국의 온도와 습도 차이까지 생생하게 그려져 있었다. 두 곳의 환경에서 달라진 성격과 외모 등 소설에 표현된 계나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계나는 한국을 떠나지만 지명은 한국에서 열심히 취업을 준비해 원하던 직업을 갖게 된다. 대조적인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은 어떤 게 나은 선택인지 선뜻 말하기 어렵다. 계나와 지명이 국밥에 소주를 앞에 두고 “도대체 한국이 왜 싫냐”며 토론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고아성은 “관객들이 한 사람의 의견에 편승하지 않도록 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느낌이 들었으면 해서 김우겸과 해당 장면을 찍을 때 서로 에너지를 조절했다”며 “계나가 현실로부터 도망쳤다고 보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 다만 계나가 한국 사회의 피해자로 묘사되지 않아야 한다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물들의 선택에 대해 여러 의견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시사회 뒤풀이도 토론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떨까. 고아성은 “내가 찍은 영화를 보는 데 여전히 능숙하지 않다. 첫 영화 ‘괴물’이 나온 지 20년 가까이 됐는데 이제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엔 20대 후반~30대의 한 시절을 역할로 담아낼 수 있다는 게 감사했다.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고, 시간이 지났을 때 관객들에게도 한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영화로 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갓 서른을 넘겼지만 아역 배우 출신인 그는 벌써 데뷔 25년차 중견 배우다. ‘연기 인생’에 대한 소회를 묻자 “(일을) 조금 일찍 시작했을 뿐”이라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고아성은 “사람한테서 끊임없이 연기의 동력을 얻는다”며 “누군가에게서 특정한 매력을 느끼면 그걸 연기로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많이 생긴다. 그게 꾸준히, 여전히 계속된다”고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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