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식’ 마친 해리스, 트럼프에 지지율 7%P 앞섰다

김상도 2024. 8. 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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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디킨슨대 조사…해리스 50%vs 트럼프 43%
해리스, 7000억원 모금…트럼프에 자금력 크게 앞서
‘5%’ 케네디, 트럼프 지지 선언…접전 경합주 변수로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AFP·로이터/연합뉴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지지율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전 대통령을 7%포인트(p)나 앞섰다. 지지율 상승세에 탄력이 붙은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자금 모금 속도가 빨라지며 경합주 집중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페어리디킨슨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50%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3%)을 7%p 앞질렀다. 이번 조사는 17~20일 미 등록 유권자 8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두 후보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층에서 각각 95%의 지지율을 얻어내며 ‘집토끼’ 단속에 성공했다. 무당층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38%로 트럼프 전 대통령(33%)을 5%p 차로 따돌렸다.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는 현상)에 힘입어 지지율에 가속도가 붙은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자금도 빠르게 모금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5억 4000만 달러(약 7180억원)를 모금했다.

특히 이달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 기간에 들어 온 금액만 8200만 달러에 달한다. 전당대회 기간 선거자금을 낸 후원자 3분의 1 신규 후원자였고, 이들의 3분의 2가 여성이었다고 민주당 측은 밝혔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된 이후 자금력에서 공화당을 앞서고 있다. 양 캠프측이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해리스 캠프는 3억 7700만 달러를 보유해 트럼프 캠프(3억 2700만 달러)보다 5000만 달러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무소속 대선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선거운동 중단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케네디 지지세는 5% 정도로 추산된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경합주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지난 23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유세장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대통령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웃으며 악수를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케네디 후보는 앞서 23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선거 승리에 대한 현실적인 길이 있다고 더이상 믿지 않는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아직 많은 이슈와 접근 방식에서 여전히 매우 심각한 차이가 있다”면서도 국경·표현의 자유·전쟁 종식 등 현안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남부 경합주인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케네디 후보와 공동 유세를 하면서 “바비(케네디 애칭)의 출마는 미국인 수백만명에게 영감을 줬다. (나에 대한 케네디의) 지지 선언이 선거운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집권 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을 조사할 위원회를 꾸려 비공개 상태인 모든 문서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AP통신은 “한 해 전만 해도 가장 유명한 민주당 진영 가문의 일원이 트럼프와 협력해 민주당 집권을 저지한다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1963년 총격 피살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대선 당내 경선 도중 총격에 목숨을 잃은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환경 전문 변호사로 및 백신·예방접종 반대 운동을 해왔다. 지난해 4월 민주당에 대선후보 경선 출마 신청서를 제출했다가 같은 해 10월 6개월 만에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민주당을 토대로 성장한 정치 명가(名家) 출신인 그가 공화당을 공식로 지지하자 그의 형제들은 “가족의 가치를 배반했다”며 비난했다.

그의 트럼프 지지가 대선 결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한때 10% 넘는 지지율을 보였지만, 해리스·트럼프 양자대결로 구도가 재편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이달 들어 7개 경합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최대 승부처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케네디 지지자의 44%가 트럼프를, 25%가 해리스를 찍겠다고 답한 바 있다. 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경합주에선 케네디 지지자 중 38%가 트럼프, 36%가 해리스를 찍겠다고 했다.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미 대선 때마다 ‘족집게’ 여론조사 분석가로 명성을 날린 네이트 실버는 “케네디의 트럼프 지지 선언 이후 전국 단위 지지율 평균을 보면 해리스는 48.0%에서 48.8%로, 트럼프는 43.7%에서 44.8%로 증가했다. 트럼프가 좀더 이익을 봤지만 차이가 크지 않다”며 “후보수락 연설 효과가 반영되면 오히려 해리스 지지율이 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거인단 투표에서 해리스가 승리할 확률은 53%로 며칠 전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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