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리더 찍으려고” 기자 사칭 소방관의 ‘이중생활’

강창욱 2024. 8. 26. 15: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에서 유력 신문사 기자라고 속이고 치어리더를 촬영해온 소방관이 발각됐다.

이 30대 남성은 부업이 금지된 지방 공무원임에도 사진가로 활동하며 자신이 신분을 사칭한 신문사에 작품을 기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방관은 올해 4월부터 위조한 아사히신문 기자 명함을 사용해 취재 신청을 하고 여러 대학 응원단과 치어리딩 부 학생들을 반복적으로 취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방관의 업무는 화재 현장에서 소방 활동을 하고 때로는 구급차를 타고 환자 대응을 하는 것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日대학야구 치어리더 촬영하려고 기자 명함 도용
대학 측, 기사 안 나가자 신문사 확인 후 신고
자택서 직접 만든 명함·완장 발견… “출판 목적”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 5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응원 중인 치어리더들. 기사와 무관한 참고 사진. 권현구 기자


일본에서 유력 신문사 기자라고 속이고 치어리더를 촬영해온 소방관이 발각됐다. 이 30대 남성은 부업이 금지된 지방 공무원임에도 사진가로 활동하며 자신이 신분을 사칭한 신문사에 작품을 기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소방본부는 전 아사히신문 기자의 명함을 불법으로 사용하며 대학야구 치어리더 등을 촬영한 혐의로 오후나 소방서 경비과 소방사장(消防士長·한국 소방장에 해당하는 계급)에게 지난 21일 3개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일간 겐다이가 25일 보도했다. 그는 같은 날 스스로 사직서를 내고 퇴직했다.

이 소방관은 올해 4월부터 위조한 아사히신문 기자 명함을 사용해 취재 신청을 하고 여러 대학 응원단과 치어리딩 부 학생들을 반복적으로 취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도쿄 신주쿠구 메이지진구구장에서 기자로 행세하며 치어리더 등을 촬영했다.

소방관의 기자 사칭 행위는 기사가 게재되지 않는 것을 의심한 대학 측이 아사히신문에 확인하면서 들통났다. 명함에 기재된 이름의 기자는 이미 퇴직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지난 6월 개인 인감 등을 부정하게 사용한 혐의로 도쿄 경찰청에 체포됐다. 자택에서는 명함 40장과 ‘보도’라고 적힌 완장이 나와 압수당했다.

이 소방관은 경찰 조사에서 “프리랜서보다는 아사히신문을 명함으로 내세우는 게 취재를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응원단과 치어리더의 사진을 촬영해 출판사에 판매하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야구 관람을 좋아하기도 했다고 한다.

가마쿠라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성적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며 “이전에 명함을 교환한 아사히신문 직원의 명함을 모방해 만든 것 같다”고 언론에 설명했다.

그는 소방관이라는 직업과 별개로 사진가로서 홈페이지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기소개란에는 ‘1993년, 일본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태국에서 보내며 사람들과 문화에 매료됐다. 나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보기 위해 사진가의 길을 선택했고, 카메라를 들고 세계 일주와 아프리카 종단을 했다’고 적었다고 겐다이는 전했다. 지금까지 70개국 이상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이미 사진집을 출판한 이력이 있었다. 영상 작가와 블로거로도 활동 중이었다.

겐다이는 “그는 대담하게도 2019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실명으로 아사히신문의 디지털 매거진 ‘앤트래블(&Travel)’에서 칼럼을 담당했다”며 “여행지에서 촬영한 풍경 사진과 글을 게시해왔다”고 설명했다.

2022년 10월 담당 편집장은 그가 투고한 작품에 대해 “연재에서 소개하는 사진과 동영상은 세계가 여전히 놀라움과 발견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려준다”고 극찬했다고 겐다이는 덧붙였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그가 해당 매체로부터 받은 원고료는 건당 수만엔으로, 모두 수십건을 게재했다고 들었다”며 “취미로 사진을 찍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보수를 받는지는 몰랐다”고 겐다이에 말했다.

해당 소방관의 업무는 화재 현장에서 소방 활동을 하고 때로는 구급차를 타고 환자 대응을 하는 것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개인 촬영은 휴일에 해서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그는 자격증 마니아로 승마, 소형 선박, 드론 조종사 외에도 코끼리 조련사 자격증까지 소지하고 있다고 하니 소방관 일을 그만두더라도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마쿠라시 소방본부 다카기 모리 소방서장은 “컴플라이언스(규정 준수) 의식을 철저히 하고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