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허은아 "연대·단일화 절대 안 해"

곽우신 2024. 8. 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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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독자노선' 재천명... 재보궐선거 앞두고 "한동훈, 책임 회피" 비판도

[곽우신, 남소연 기자]

▲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연 허은아 대표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선거) 연대나 (후보) 단일화는 절대 안 한다."

취임 100일을 맞은 허은아 개혁신당 당 대표가 다시 한번 '독자노선'을 명확히 했다. 원내 소수정당이지만, 오는 재보궐선거에서 연대나 단일화 없이 '완주'를 공언했다. '개혁보수'를 내걸고 시작한 제3지대 개척 과업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취지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민의힘과의 통합'은 물론이고,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다른 군소야당들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해서도 거리를 둔 것이다.

8%대 지지율, 100개 이상 당협 등 목표

허은아 대표는 26일 오전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고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저희 개혁신당은, 그렇게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꼼수를 부리지 않고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모두 후보를 내서 당선된, 유일하게 정상적인 정당"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제가 내세웠던 비전은 개혁신당을 수권정당, 전국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정당이라면 당연히 집권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러려면 모든 선거구에 당원협의회를 갖추고, 시도당을 완비하는 것이 필요충분조건에 해당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대표는 취임 후 당협 조직을 재정비하고, 당원 숫자가 늘어난 점 등 긍정적인 성과들을 언급했다. 이어 "올해 안에 100개 당협을 만들어 전국정당의 기틀을 확고하게 다지고, 시도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수권정당의 토대를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것이 저의 분명한 목표"라고 제시했다.

또한 "올해 안에 8%대 지지율을 달성하겠다"라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쉬운 목표는 아니다"라면서도 "그렇다고 조잡한 정치 이벤트에 매달리지는 않겠다. 요행수를 기대하지 않고 정석으로 바둑을 둔다는 생각으로 우직하게 원칙대로 나아가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대표는 특히 "오늘의 정치는 한마디로 '꼰대 레짐'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라며 "운동권 86세대 정치인과 웰빙 보수가 양분하여 공생하는 지금의 꼰대 레짐을 뒤집어, 젊고 역동적이고 실용과 대안에 충실한 넥스트 레짐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대의 소명이고 국민의 바람"이라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를 겨냥해 비판한 것이다.

"세대교체를 통해서만 시대교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19)90년대생, 2000년대생으로 대표되는 넥스트 제네레이션으로 꼰대 레짐을 넥스트 레짐으로 바꾸겠다"라고도 덧붙였다.

용기의 용기, 국민의힘과 다른 집 짓겠다
▲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연 허은아 대표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허 대표는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기자회견장 뒤에 걸려 있던 '개혁은... 이다"라는 걸개의 빈칸에 "용기"를 적어 넣었다. "허은아가 생각하는 개혁은 용기이다"라며 "개혁신당은 용기 있는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기도 하다"라는 주장이었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용기는 용감하다의 용기만이 아니라 큰 그릇을 뜻하는 용기이기도 했다. "큰 그릇 만들어놓고 그런 용기로 모든 것들 담을 정당"을 비전으로 제시한 것이다.

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도 "저희는 저희의 집을 만들 것이다. 남의 집을 바꾸는 것에는 더 이상 기대를 걸지 않겠다"라며 "튼튼한 집, 이기는 집, 마당이 넓은 집, 정치의 새집을 지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재차 높였다.

허은아 대표를 위시한 국민의힘 출신들이 더 이상 집권 보수정당 국민의힘이 바뀌기를 기대하지 않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국민의힘을 개혁하거나, 국민의힘과의 재통합을 바라기보다는, 개혁신당만의 다른 집을 짓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

"헌 집을 버리고 저희 개혁신당으로 찾아오는 분들을 넉넉하게 끌어안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국민의힘 제주도당 당원들이 집단 탈당해 개혁신당으로 입당하여 개혁신당 제주도당 설립을 준비하는 사례로 구체화하는 모양새이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허 대표는 "저희는 야권은 맞지만, 동일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게 저희 당의 색깔이다. 아스팔트에서 정치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필요할 때의 야권 연대는 가능하지만, 민주당을 위시한 다른 야당들처럼 '거리'가 아니라 '국회'를 전장으로 택한 셈이다. 공동교섭단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말씀드렸다"라고 다시 못 박았다.

재보궐선거에서 연대·단일화 없다

그는 10월로 예정된 4곳의 재보궐선거 지역구(부산 금정구청장·인천 강화군수·전남 영광군수·전남 곡성군수) 모두에 후보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인정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가장 유력한 승부처를 정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고, 당력을 총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허 대표는 특히 "연대나 단일화 절대 안 한다"라고 반복해 강조했다. 그는 "저희 당이 아직 지지율이 녹록지 않고 이기기 위해서만 나오시기에는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정당이기도 하지만, 만약에 결정을 하게 되면 저희도 모두 내려가서 거기서 살 예정"이라며 "목표는 당연히 당선이다. 연대나 단일화는 절대 안 한다. 안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동훈 대표가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각 시도당에 맡기겠다는 점과 대비된다.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겠지만, 사실상 시도당 후보들이 개별적으로 단일화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둔 셈이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이를 두고 "책임 회피"라고 직격했다.

그는 "제가 어제 부산에 가서 지금 국민의힘 시·도당에 대한 얘기를 좀 듣고 왔는데 정말 책임감이 없는 행동이었다는 걸 확신하고 왔다"라며 "겉으로 봤을 때는 자유롭게 한다고 느껴지는 상향식 공천 같지만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그렇게 상향식 공천과 정상적인 공천을 한 적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한 대표를 향해 "너무나 국민의힘을 모르고 정치 신인답게 책임감 없는 행동을 한 건 아닐까"라며 재차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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