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전에 다가온 SK이노·SK E&S 합병…내일 주총 관전 포인트는

정진주 2024. 8. 26. 15: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는 27일 SK이노·SK E&S 합병 승인 주총 개최
SK 측 36.2% 지분으로 합병 승인 요건 충족 전망
국민연금·개인주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 클 시 합병 무산 가능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승인이 목전으로 다가온 가운데 운명을 결정 지을 ‘주식매수청구권’이 복병이 될지 주목된다.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소액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에 따라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SK 측은 주주설득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합병 전후 재무구조. ⓒSK이노베이션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7일 SK E&S의 합병안을 승인하는 임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에너지 사업 시너지 효과를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 글로벌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수요 정체로 전통적 에너지 사업뿐만 아니라 신규 에너지 사업도 수익의 불안정성이 높아져서다.

양사의 합병이 성사될 시 자산 100조원이 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의 에너지기업이 탄생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과 SK E&S의 LNG 사업의 인프라를 통합 등을 통해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게 되면 최종적으로 11월1일에 합병 법인이 출범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로 정해졌다.

SK이노베이션의 지분구조.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합병 의결 조건인 ‘주총 참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 동의’와 ‘전체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요건을 모두 무난히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지분이 6.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2일 양사의 합병비율이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합병에 ‘반대’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다.

지주사인 SK(주)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이미 3분의 1을 넘는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분 구조는 ▲SK(주) 및 특수관계자 36.2% ▲국민연금 6.2% ▲소액주주(기관·외국인 투자자 등 포함) 53.5% ▲기타 4.1% 등으로 이뤄져 있다.

20% 수준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투자자 중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 등 외국인 투자자는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시한 가운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대부분이 주총에 참석해 반대 의사를 표하지 않는 한 합병 의안 통과를 막긴 힘들다.

‘SK이노베이션·SK E&S합병’ 사이트 메인화면. ⓒSK이노베이션

문제는 주총 통과 이후다.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합병 의안이 주총을 통과하더라도 합병 작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건이 주총에서 결의된 경우,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공정한 가격에 사줄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회사는 반드시 해당 주식을 사야 한다.

합병에 관한 이사회의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주총회 전까지 서면으로 그 결의에 반대하는 의사를 통지하고 그 총회의 결의일부터 20일 이내에 주식의 종류와 수를 기재한 서면으로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식 수의 범위 내에서 주식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수 청구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주식매수청구권 총 행사가액이 8000억원을 넘기면 합병계약을 해제하거나 합병 조건을 변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전량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SK 측은 6817억원을 매수해야 한다. 여기에 개인주주들까지 합세한다면 SK 측의 행사가액인 800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개인 주주들도 지분 가치 희석과 더불어 이번 합병 주요 목적 중 하나인 ‘SK온 살리기’로 반대 의사를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개인 주주들은 SK온의 상장이 예정된 가운데 SK온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주주들이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매수청구 금액으로 11만1943원을 제안한 가운데 지난 23일 SK이노베이션 종가는 이보다 낮은 10만5400원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시간은 27일부터 내달 19일까지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주주설득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와 포털 네이버 등에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사이트를 별도로 개설해 합병 추진 배경, 합병 통합 시너지 효과, 일반 주주 주요질문 및 답변, 임시 주주총회 소집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