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마을에 물이 안 나오다니" 60대 이장님의 울분
함양군은 총 262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일이라면 항상 발벗고 나서는 마을이장이들을 우리는 만나볼 수 있다. 주간함양은 ‘우리 마을이장들을 소개합니다’ 코너를 연재해 마을지킴이 이장들을 매주 소개하고자 한다. 각 마을이장으로부터 마을 현황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기자말>
[주간함양 곽영군]
▲ 독자마을(황곡리) 정연수 이장(63) |
ⓒ 주간함양 |
독자마을은 300년 전 임진왜란을 피해 전주이씨가 이곳으로 은신하여 자리를 잡아 터를 일구었다. 또한 이곳은 신당처럼 여겨져 태조대왕의 영정을 모신 귀인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지금까지 기와 조각 및 사기 조각 등이 나오고 있다.
독자마을은 올해로 4년 차 정연수 이장이 마을을 이끌고 있고 36가구 60여 명의 주민들이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함양군을 대표하는 노지 수박이 재배되는 이곳은 현재 마을 교각 증설이 절실하다.
정 이장은 "마을 지형이 경사로 되어 있어 비가 많이 오는 장마 기간 교각이 잠기면 마을 전체가 고립된다"며 "함양군에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예산 문제로 보류됐다"고 말했다.
▲ 중동마을(도림리) 이상식 이장(74) |
ⓒ 주간함양 |
중동마을은 숙림마을과 관동마을 중간에 있다고 하여 중동마을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성주이씨가 처음 터를 잡았으며 문화류씨, 곡산연씨, 동래정씨 등이 연이어 마을에 들어오면서 마을을 형성했다.
중동마을은 이상식 이장이 이끌고 있으며, 그는 과거에도 10여 년간 이장직을 맡아왔고 올해 다시 이장직을 시작하며 총 13년의 경험을 쌓아온 베테랑이다. 중동마을에는 현재 42가구 약 78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의 주요 현안으로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비가 많이 올 때, 하천을 범람하여 밭으로 흘러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 이 이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로관을 설치해 물이 잘 빠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 관동마을(도림리) 성낙삼 이장(61) |
ⓒ 주간함양 |
관동마을은 38가구 58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70대 이상이 80%인 초고령 마을이다. 고랭지 사과를 하기 위해 관동마을로 8년 전 귀농한 성낙삼씨는 3년째 이장을 역임하고 있다.
성 이장은 "대한민국에서 산간오지도 아닌 사람 사는 마을에 물이 안 나오는 곳이 여기다. 시내 읍내도 아닌 마을 단위에 정자쉼터와 운동기구 하나 없는 곳도 여기다"며 이곳이 행정의 4각지대가 아닌가 싶다며 울분을 토했다.
성 이장은 마을상수도의 노후화로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해 고지대 주택까지는 물을 공급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하며 올해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에 물이 나오지 않는데 행정에서는 하세월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 봉산마을(봉산리) 윤학종 이장(63) |
ⓒ 주간함양 |
봉산마을은 안의에서 유일하게 용문서원이 있던 곳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지금은 일두선생의 송덕비만 남아 있고 서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개울을 경계로 오른쪽은 음지땀 왼쪽은 양지땀이라고 불리고 있다.
봉산마을은 79가구에 141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마을이 고향인 윤학종 이장이 4년째 이장을 역임하고 있다.
윤 이장은 "우리 마을은 1반, 2반, 3반으로 나눠져 있으며 노모당에서 매일 공동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어 마을의 화합도 여느 마을보다 좋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 덕산마을(초동리) 김기성 이장(74) |
ⓒ 주간함양 |
덕산마을은 올해 처음 이장직을 맡은 74세의 김기성 이장이 이끌고 있다. 덕산마을에는 현재 약 40가구가 있으며, 약 58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김 이장은 "올해 처음 이장직을 맡게 되었는데, 덕산마을의 상수도 사업은 완료된 상태지만, 하수도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의 주민들이 많아 마을의 복지와 편의 시설 확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마을회관 화장실이 외부에 설치되어 있어 주민들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을 겪고 있고, 대부분의 주민이 연로하여 겨울철 화장실 이용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박동마을(초동리) 김재곤 이장(69) |
ⓒ 주간함양 |
박동마을 앞에 솟아있는 산자락을 장재울이라 한다. 거창에서 안의로 넘어오려면 이 장재울 고개를 넘어야 하는 것이다. 고개 아래에는 이 고개를 넘어오는 괴나리봇짐의 나그네들을 맞이하는 주막이 있어서 길옆으로 민가들이 생겼다. 주막을 이루고 있었던 곳이 지금의 박동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박동마을은 85가구 124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김재곤 이장이 지난해부터 마을일을 보고 있다. 김 이장은 "우리 마을은 매일 점심식사를 마을회관에서 하고 있을 만큼 주민들 간의 화합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 임내마을(봉산리) 이종복 이장(59) |
ⓒ 주간함양 |
임내마을은 마을을 중심으로 우청룡 좌백호라 하며 숲이 울창해 숲속의 마을이라 숲안마을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아래 마을이 있는데 들 가운데 있다 하여 평림마을이라고 한다. 또 마을 앞 들 가운데 조그만 산이 있는데 배설이라고 하여 평림마을은 우물을 팔 수가 없었다고 한다.
임내마을은 55가구 82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종복 이장이 2년째 마을일을 보고 있다. 이 이장은 "우리 마을은 불편함 없이 모든 게 잘되어 있다"고 말하며 "농번기를 제외하고는 노모당에서 공동 점심을 하고 있으며 주민들 간의 화합도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석반마을(봉산리) 정연일 이장(58) |
ⓒ 주간함양 |
석반마을은 돌무더기가 서려있다고 하여 석반이라고 불려졌다. 석반마을은 36가구 55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정연일 이장이 6년째 마을일을 보고 있다.
"우리 마을은 군 사업일환으로 LPG배관망 구축사업(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하고 공급배관을 통해 세대마다 연료를 공급)을 몇 해 전 완료해 주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하며 "매주 수요일은 부녀회에서 마을 전체 점심, 저녁식사를 준비해 어르신들을 대접한다"고 자랑했다.
정 이장은 주민숙원사업으로 "마을 뒤쪽을 가로지르는 소하천이 노후화로 인해 우수기 때는 물이 역류하고 넘쳐흘러 농지훼손이 심각하다"고 말하며 "소하천 확장과 함께 농로길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쉼터에 비가림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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