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재 “뮤지컬 무대, 팬들에 효도하는 마음으로 서죠” [D:인터뷰]

박정선 2024. 8. 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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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를 보고 팬들이 정말 뿌듯해하셨어요. 그래서 또 다른 색깔의 뮤지컬을 하는 것이 팬들에게 효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죠.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무대에 섰습니다.”

ⓒ티엔터테인먼트

김희재는 뮤지컬 ‘4월의 너의 거짓말’에 출연한 계기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 작품은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던 김희재의 두 번째 뮤지컬이다. 지난해 ‘모차르트!’에서 주인공 볼프강 모차르트 역을 맡으며 데뷔했다. 대학 시절 성악을 전공한 지도교수의 영향으로 다양한 넘버를 익혔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가 뮤지컬 넘버를 부른 것을 본 제작사가 오디션을 제안하며 출연이 성사됐다.

“원래도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서 오디션에서 떨어지더라도 그냥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특히 팬들이 뮤지컬 장르에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힘을 내서 도전했고요. 그런데 첫 작품인 ‘모차르트!’는 모든 것이 어색하고 부담스러웠어요. 첫 공연 전에는 이틀 잠을 지새울 정도로 불안하고 두렵고 무서웠어요. 다행히 그 경험 덕분에 이번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죠. 조금은 성장한 기분입니다.”

김희재의 뮤지컬 도전은 중장년 관객을 뮤지컬로 끌어들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모차르트’ 공연 당시 팬들은 티켓 수령 방법과 뮤지컬 관람 에티켓 등을 팬클럽 사이트에 게시하며 공연 문화와 예절을 공유하고, 학습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실 희랑별(팬클럽 명)은 40대부터 80대까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에요. 때문에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를 처음 접해본 분이 90% 이상이었고요. 처음엔 뮤지컬에 도전하는 저를 응원해주시려고 공연장을 찾았다가 뮤지컬에 푹 빠진 분들이 많아요. 실제로 다른 캐스트의 ‘4월의 거짓말’을 보기도 하고, 다른 작품을 보고 인증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일본 최대 출판사 고단샤의 ‘월간 소년 매거진’에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재된 일본 만화가 아라카와 나오시의 작품을 원작으로, 2015년 TV 애니메이션 방영, 2016년 영화 개봉에 이어 지난해 5월 일본 뮤지컬 제작사 토호가 제작해 도쿄에서 초연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트라우마가 생긴 신동 피아니스트 소년이 자유분방한 바이올리니스트 소녀를 만나 음악으로 교감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희재는 피아노 신동 아리마 코세이 역으로 이홍기, 윤소호와 함께 트리플 캐스팅됐다.

ⓒEMK뮤지컬컴퍼니

“사실 초연이라는 것에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었어요. 앞서 ‘모차르트!’는 선배들이 잘 만들어놓은 캐릭터를 따라가면 된다는 마음이었는데,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저희가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초연인 만큼 잘 만들어놔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참 잘했다 생각이 들어요. 좋은 동료들을 만나기도 했고요(웃음).”

“무엇보다 작품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고 추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았어요. 그 시절을 다 겪어왔는데 그때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떤 목표가 있었는지, 이 아이들처럼 뭔가를 열정적으로 한 적이 있었는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풋풋한 사랑도 그렇고요. 하하. 실제로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캐릭터를 만들고, 작품에 임했습니다.”

극중 코세이가 처한 상황은 김희재의 과거와 맞물리는 면들이 많다. 김희재도 어릴 적부터 ‘트로트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변성기를 겪은 이후 오디션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가수로서의 길을 의심하고,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코세이가 결국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장면을 연습하면서 옛 기억이 떠올랐어요. 오디션을 수십 번을 보고 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거든요. 외모 때문인가 싶어 성형외과에 가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죠. 침울하고 좌절했죠. 하지만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더라고요. 코세이에게도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할 거라고요.”

여전히 “내 뮤지컬 배우로서의 점수는 60점”이라는 김희재는, 두 작품을 무사히 마치고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4월의 너의 거짓말’로 뮤지컬어워드에서 신인상을 받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신인 뮤지컬 배우’로서 김희재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이제 시작이다.

“장기적으로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계속 뮤지컬 배우로 인사드릴 수 있었으면 해요.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김희재의 뮤지컬을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겠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거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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