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화재 '에어매트' 본 뒤…'완강기' 사용법 공부하는 시민들
지난 22일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경기 부천 호텔 화재를 계기로 완강기(하강기) 사용법에 대한 숙지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화재 때 호텔 객실에는 피난 기구인 간이 완강기가 구비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화재 당시 완강기를 통해 탈출하거나 대피를 시도한 투숙객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황이 없는 데다 완강기 사용법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5층 이상 건물에서 119 구조를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에어 매트보다 완강기를 이용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26일 페이스북에는 전국 소방서나 지자체가 올린 완강기 사용법이 올라와 있다. 완강기는 화재 등 위급 상황 때 사용자 몸무게에 따라 자동으로 내려올 수 있는 피난기구를 뜻한다. 강원도소방본부 측은 “완강기는 고층 화재 시 우리의 생명줄”이라고 설명했다. SNS에선 “완강기 사용법을 익혀두자”는 글이 심심찮게 공유되고 있다.
완강기 사용법은 보통 6단계로 설명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완강기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일단 완강기 후크를 지지대 고리에 걸고 나사를 조인다. 이때 후크를 완전히 조이지 않으면 추락할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벨트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쓰고 뒤틀림이 없도록 겨드랑이 밑에 건 다음 안전고리를 조인다. 로프가 감겨있는 릴(줄)을 창밖을 향해 내려놓는다. 그 뒤 지지대를 창밖으로 향하게 한 다음 두 손으로 조절기 바로 밑 로프 2개를 잡고 창틀에 걸터앉는다. 얼굴이 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손으로 벽을 가볍게 밀며 내려온다. 건물을 타고 하강할 때 양팔을 높이 들면 벨트에서 빠져나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소방청은 “완강기 사용 전 지지대를 움직여 흔들린다면 절대 타지 말라”고 조언했다.
현행법상 완강기는 모든 건축물의 3∼10층에 층마다 설치해야 한다. 숙박시설은 객실마다 일반 완강기나 2개 이상 간이 완강기를 설치하도록 했다. 10층 안팎에서 불이 났다면 완강기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에어 매트는 최후에 사용하는 보조적인 피난 장비일 뿐 안전성이 확보된 게 아니다”라며 “30초∼1분 사이에 완강기를 이용하도록 숙달할 경우 훨씬 큰 대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방안전원 등이 과거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완강기 사용법 영상에는 최근 “부천 화재 뒤 사용법을 찾아보러 왔다” “완강기 사용법을 초등학교 때부터 분기별로 가르쳐주면 좋겠다” 등과 같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 완강기 이용 방법은 소방이나 교육 당국 등이 지역별로 운영하는 안전체험관(국민안전체험센터)에서 직접 배울 수 있다.
부천 화재를 계기로 사무실 내 완강기를 최근 점검했다는 한 네티즌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평소 훈련을 하지 않으면 위급상황 때 쓰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적었다. “(누구나 사용법에 익숙해지도록) 지하철·버스 내부 스크린을 통해 지속해서 교육해달라”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만약 대피할 방법이 없어 에어 매트로 뛰어내려야 한다면 매트에 공기가 알맞게 채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소방 당국의 안내에 따라 침착하게 낙하해야 한다. 이때 머리를 감싼 채로 ‘ㄴ’자 자세를 만든 뒤 에어 매트 중앙부에 엉덩이부터 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2명이 동시에 뛰어내린다면 빈틈을 최소화한 채로 서로 껴안고 낙하해야 하며, 1명씩 뛰어내릴 때는 소방대원 지시를 따라 충분한 시차를 둬야 한다.
■ ▶완강기 사용법 6단계 (출처: 소방청)
「 ① 완강기 함에서 완강기를 꺼냅니다.
② 완강기 후크를 지지대에 연결합니다. 이때, 완강기 후크는 반드시 돌려서 잠가주세요!
③ 안전벨트를 가슴에 착용한 후 고정 링을 가슴 쪽으로 꽉 당겨주세요.
④ 아래를 확인한 후 줄을 바닥으로 떨어뜨립니다.
⑤ 안쪽에 있던 지지대를 밖으로 향하게 합니다.
⑥ 벨트가 풀리지 않도록 양팔을 벌린 후 벽을 바라본 자세로 내려갑니다.
」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9수 윤석열' 더는 없습니다…‘변시 5번’ 벽 넘지 못한 그들 | 중앙일보
- "잉여 남성, 여성 납치나 포르노 중독"…노총각 구제 나선 중국 속내 | 중앙일보
- 부장님, PPT 왜 만들어요? 20대 직장인이 살아남는 법 | 중앙일보
- "내가 정윤회와 호텔서 밀회?" 박근혜가 밝힌 '세월호 7시간' | 중앙일보
- "명절에 레깅스 입고 오는 며느리, 얼굴 화끈" 시어머니들의 불만 | 중앙일보
- 구준표에서 중년이 된 이민호…"살 6kg 찌웠다" 무슨 일 | 중앙일보
- "주먹 가장 잘 쓴다" 차승원도 감탄…26세 그녀의 '폭군' 액션 | 중앙일보
- 60억 전액 현금 매입…이효리 부부가 택한 서울 부촌 어디 | 중앙일보
- "실수로 버렸다"…안동시 직원들, 땡볕에 2t 쓰레기 뒤진 사연 | 중앙일보
- "10월부터 학교 불쑥 오시면 안돼요"…'예약제'에 부모들 시끌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