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전역이 '녹조라떼 공장'... 윤석열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

정수근 2024. 8. 2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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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낙동강 중하류뿐 아니라 중상류도 녹조 창궐,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

[정수근 기자]

 대구 취수장이 있는 강정고령보의 짙은 녹조.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매곡취수장에 핀 심각한 녹조 대구 취수장인 강정고령보 상류 매곡취수장 앞에 녹조가 창궐했다. 이 앞 낙동강물을 취수해 정수해서 대구시민 50% 이상이 마시고 있다. ⓒ 정수근

낙동강의 녹조가 날이 갈수록 양상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8월 초 낙동강 중류에서 먼저 시작된 녹조는 하류로 내려가더니 이제는 상류로도 확산해 낙동강 전역이 녹색강으로 변해 이른바 녹조라떼를 생산하는 녹조공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이렇게 중하류뿐 아니라 중상류로도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는 것이 심각한 사실이다.

녹조라떼 생산하는 거대한 녹조공장된 낙동강 전역

25일 낙동강 중류인 대구 달성군에 위치해 있는 강정고령보를 시작으로 강을 따라 칠곡보와 구미보 그리고 낙단보와 최상류 상주시 중동면에 자리잡고 있는 상주보까지를 둘러봤다. 낙동강 중상류를 모두 관찰해본 셈이다.

▲ 칠곡보 상류의 심각한 녹조 칠곡보 상류에 녹조가 창궐했다. ⓒ 정수근

녹조는 강정고령보와 칠곡보가 아주 심했고, 그 위로 점점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모두 녹색의 강이었다. 이런 사실은 환경부가 각 보마다 실시하는 남조류 세포수 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남세균 즉 시아노박테리아인 남조류는 환경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상주보를 제외하고 모두 1만 셀을 훌쩍 넘겼고, 심지어 10만 셀을 넘고 20만 셀을 넘은 보들도 나왔다. 1㎖당 100만셀이 조류 대발생 기준이니 대발생은 이제 시간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에도 환경부의 '트릭'이 숨어 있다.
 상주보를 제외하고 모든 보가 1만셀을 넘겼고, 10만셀을 넘긴 곳도 있다.
ⓒ 환경부
시료 채취를 위한 환경부의 채수법을 보면 배를 타고 들어가 강의 가운데에서 강물의 상중하층의 물을 각각 떠서 세 곳의 물을 모두 섞어서 그 섞은 물을 분석하는 방식을 쓴다. 그러나 녹조는 주로 강의 가장자리 그리고 강물의 표면에 많이 몰려 있다. 그래서 민간 연구진에서는 강 가장자리의 강물 표면의 물을 채수해서 분석하기 때문에 남조류 세포수가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민간의 조사로 대발생에 육박하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이유인 것이다.

"환경부의 채수법은 공정성이란 장막을 친 허울 좋은 그들만의 합리성일 뿐 실제를 전혀 반영하고 있지는 못해 이에 대한 시정 또한 반드시 필요해보인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지로 미국 등의 외국에서도 상중하 혼합 채수가 아닌 표층수 채수를 통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니 말이다.

환경부 조사 결과도 조류경보 '경계'

또한 취수장이 있는 보들에서 운영하는 조류경보제에 의하면 지금 네 곳 모두 조류경보제 하에서 주의를 넘어 경계 단계로까지 확대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조류경보제 상 가장 상류에 있는 해평 지점만 주의 단계이고 강정고령과 칠서 그리고 물금매리까지는 모두 경계 단계가 발령됐다.
 칠곡보에 핀 심각한 녹조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낙동강 네 개 지점 모두 조류경보가 발동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모두 1만셀을 2주 연속 넘겨서 경계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나아가면 태풍 변수가 없는 한 양상은 점점 심각해질 것이고, 대발생에 돌입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큰 걱정인 이유인 것이다.

다른 해와 달리 올해는 긴 장마로 인해 장마가 멎자마자 8월 초에 녹조가 시작되더니 급속도로 번성해 현재 8월 말 현재까지 그야말로 녹조가 폭증하고 있다. 시간상 엄청 빠르게 녹조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그 속도 면에서 지난 12년간의 낙동강 녹조의 역사 중 가장 빠르고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 올해 녹조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녹조가 심각하게 번성하고 있는데 정부 당국의 대응은 한마디로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있을 뿐이다. 녹조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드러난 부분만 해결하면 된다는 대증요법 식의 처방과 처치만 행해지고 있을 뿐이다.
 녹조제거선이 열심히 돌아다니면 녹조를 끌어올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 일례가 조류제거선의 투입이다. 조류제거선을 투입해서 강물 표면에 발생해 있는 녹조를 재빨리 걷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실효성이 없는 방안이란 것이 중론이다. 작은 배 한두 척으로 그 넓은 면적의 강의 녹조를 제거하기도 힘들뿐더러 그렇게 일부를 제거한들 녹조는 계속해서 증식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크게 없다는 것이 현장 활동가와 하천 전문가들의 분석인 것이다.

즉 보 개방을 통한 유속의 회복이 녹조 문제 해결의 가장 모범적인 정답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절대로 그대로 실시하지 않는 배짱을 이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를 그대로 모방 답습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로서 이명박 대통령의 역작(?)이라 불리는 4대강 보를 그대로 유지하게 하는 것을 이 정권의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판단은 필자만의 기우일까.

윤석열 정부는 각성하고 결단하라!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구미보에도 녹조가 창궐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낙동강 보 개방의 필수 조건은 취양수장 구조개선사업이다. 보를 개방해 강물 수위가 떨어지게 되면 취양수장의 취수구가 강물 위로 드러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낙동강에서 취양수를 못하게 되기 때문에 취수구를 더 아래로 내리는 취양수장 구조개선사업은 필수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올해 그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이 사업이 현재는 멈춰져 있는 배경이다. 윤석열 정부의 안하무인 배짱 정치가 횡횡하고 있다."

오랫동안 낙동강의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는 낙동강네트워크란 낙동강유역 환경단체들의 연대 모임에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희자 공집장의 일갈이다. 임 집행위원장의 지적처럼 윤석열 정부는 보 개방에 대한 의지가 1도 없기 때문에 올해 녹조는 더 번성할 뿐이고, 녹조 문제 해결은 더욱 요원해보이는 것이다.

큰 걱정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는 이유다. 왜냐하면 녹조는 독으로, 그것도 아프리카에서는 코끼리 350마리를 한꺼번에 몰살시킬 수 있는 맹독으로, 청산가리 6000배가 넘는 독성을 지녔고 그 독이 낙동강에서 생성되고 있고 그로 인해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에서 녹조 독이 나올 가능성과 낙동강물로 기른 농작물에서 녹조 독이 나올 가능성 심지어 낙동강 주변 공기 중에 녹조 독이 나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낙동강네트워트와 환경운동연합 등이 낙동강 녹조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낙동강네트워크는 이러한 일련의 조사를 2021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고 2022년부터는 매년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 결과를 보면 각 가정의 수돗물에서의 녹조 독 그리고 낙동강 주변 농산물에서의 녹조 독 그리고 낙동강 주변 주거지에서 녹조 독이 검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진실이다. 그 진실을 확인하고자 올해도 녹조조사를 진행중에 있고 곧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낙동강네트워크의 활동에 지지와 성원 그리고 아울러 조사비용의 지원까지가 필요한 이유다. 이런 조사를 함에 있어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비용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낙동강네트워크는 조사활동에도 바쁘지만 그 조사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불철주야 고민하고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류 상주보에도 녹조가 창궐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낙단보에도 녹조가 창궐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러나 제대로 된 정부라면 이런 조사는 응당 정부가 나서서 정부 예산으로 체계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민간에서 먼저 이런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면 그들과 협업해서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다. 이른바 민관의 거버넌스가 작동해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협업의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고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 앞에 여야가 따로 없고, 진보 보수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각성과 결단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다. 오늘도 낙동강의 녹조는 증식을 거듭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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