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 임원 상대 신라젠 스톡옵션 청구이의의 소 패소 확정

최석진 2024. 8. 2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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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이 스톡옵션 지급을 둘러싸고 전직 임원과 벌인 소송에서 6년 만에 최종 패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신라젠이 전 임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이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재판부는 "주권상장법인의 자기주식 취득, 신주 발행절차 또는 청구이의의 소에서 권리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신라젠의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신라젠은 2016년 8월 전무이사였던 A씨에게 액면가 500원의 주식 7만5000주를 2018년 3월 24일부터 2025년 3월 23일까지 행사가 4500원에 매입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신라젠은 2017년 9월 28일 A씨에게 같은 해 11월 7일자로 임원고용 계약 만료를 통보했고, 2018년 2월 23일자 이사회 결의를 통해 A씨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취소를 의결하고 통보했다.

이에 A씨는 신라젠을 상대로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주식인도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1심 법원은 2018년 9월 신라젠이 행사가에 해당하는 3억3750만원을 A씨로부터 받고 7만5000주를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신라젠의 주가는 주당 10만원대를 오갔다. 1심 판결 직후 A씨는 7만5000주 주권의 인도를 조건으로 3억3750만원을 공탁했다.

그리고 2018년 11월 15일 1심 판결에 기해 강제집행에 나섰지만, 신라젠 직원으로부터 '해당 주식은 미발행주식으로 이사회의 신주발행절차를 거쳐야 하고 주권을 갖고 있지 않아서 내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고 주권을 인도받지 못했다.

항소심에서 A씨는 주권 인도 청구에 관한 전보배상청구를 추가했다. 2심 법원은 2019년 4월 11일 1심 판결을 변경해 '신라젠은 A씨로부터 3억3750만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A씨에게 신라젠 발행의 액면가 500원의 기명식 보통주 7만5000주를 표창하는 주권을 인도하라. 위 주권에 대한 강제집행이 불능일 때에는 신라젠은 A씨에게 57억67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57억6750만원은 항소심 변론이 종결됐을 당시의 주가 상당액인 1주당 약 7만6000원으로 계산한 금액이었다. 그리고 해당 판결은 2019년 9월 10일 확정됐다. 확정판결 당시 주가는 1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승소 확정 판결문을 받은 2019년 9월 10일 A씨는 변제공탁서를 첨부해 서울남부지법 집행관에 대해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같은 해 9월 24일 집행관이 강제집행을 실시했지만,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직원의 답변을 듣고 집행불능조서를 작성했다.

한편 A씨가 신라젠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청구 소송 승소 판결이 확정된 이후인 2019년 9월 16일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이 시행되면서 상장회사인 신라젠의 발행주식에 대한 전자등록주식으로 전환이 의제돼 기존에 발행한 주권은 효력을 상실하고 신라젠이 더는 유효한 주권 등을 발행할 수 없게 됐다.

주권에 대한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된 A씨는 2019년 10월 4일 57억여원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신라젠은 2019년 10월 23일 A씨 앞으로 발행주식 7만5000주를 표방하는 주권에 대한 전자등록증명서를 변제공탁한 뒤 강제집행에 이의가 있다며 이번 청구이의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신라젠은 인감증명을 포함한 신주청약서, 신주인수청구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절차를 거쳐 주식을 인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강제집행 불능'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2019년 10월 주식 인도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으므로, 채권 57억여원은 애초 발생한 적이 없거나 적법하게 소멸됐다고 강조했다.

신라젠 측은 "A씨의 강제집행은 주식을 받아 감으로써 완전히 이행이 가능함에도 오로지 돈만 받아 챙기려는 부당한 조치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불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주식 인도 집행이 불능돼 57억여원의 금전채권은 확정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주식을 2019년 10월 공탁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금전채권이 소멸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공탁과 주식인도 집행, 채권압류·추심명령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A씨가 주식인도 사건 소송을 제기할 때와 비교해 신라젠의 주가가 상당히 하락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A씨가 대상청구권(57억여원)을 행사한 것은 신라젠이 주식 인도 강제집행에 불응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으로 부정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의 강제집행을 권리남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법원과 대법원 역시 이 같은 1심 법원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3억3750만원을 받고 주식 7만5000주를 넘겨줬으면 일찌감치 해결됐을 사안으로 6년 넘게 법정 공방을 벌인 신라젠은 결국 현재 신라젠의 1주당 주가 3000원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산정한 주가 상당액 57억6750만원과 지급이 늦어짐에 따른 이자까지 물게 됐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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