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고조…유가·물가 도미노 상승 우려
인텔 생산거점 포함해 다수의 IT 기업 R&D·판매 거점 둬
전쟁 기간 및 충돌 규모에 따라 유가 및 물가 도미노 상승 우려
이스라엘-헤즈볼라 무력 충돌로 중동지역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이번 사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나, 확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6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대규모 공습을 주고 받았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전투기 100여대를 동원해 헤즈볼라의 로켓 기지를 공습했다. 이번 공습은 헤즈볼라의 공격 계획을 사전에 파악한 것에 따른 선제 대응이라고 이스라엘은 주장했다.
헤즈볼라 측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아이언돔(이스라엘 방공망) 플랫폼과 병영을 비롯한 특수 군사 목표물을 겨냥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스라엘 북부로 로켓 320발 이상을 발사했고 드론을 날려 군사기지 11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에 대해 헤즈볼라는 지난달 최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을 받아 숨진 것에 대해 보복임을, 이스라엘은 그것을 막기 위한 선제공격임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스라엘과 이란-하마스-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이 수 개월째 지속되면서 중동 전역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요아스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향후 48시간 동안 전국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중동에 드리운 전면전 전운에 국내 산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업계는 인텔이 이스라엘에 반도체 팹(생산 라인)을 두고 있어 중동전(戰)으로 확전될 경우 영향권에 들게 된다.
이스라엘 남부 키르얏 갓에 위치한 인텔 팹28에서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엘더레이크),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랩터레이크) 등 첨단 CPU(중앙처리장치)를 생산한다. 팹28 인근에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웨이퍼 제조 공장(팹38)을 확장·건설에 나섰으나 현재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연기는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동전으로 이스라엘 본토가 타격을 받으면 팹을 세워야 한다. 만약 CPU 생산이 중단되면 국내 메모리업계도 영향을 받는다. 인텔 첨단 CPU는 최신 D램에 속하는 DDR4, DDR5 등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CPU를 적게 생산하면 할수록 D램 공급 역시 줄어든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은 인텔이 7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 특히 생산 시설이 아닌 전력시설만 파괴하더라도 전력 공급이 차단돼 곧장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
인텔 뿐만이 아니다. 엔비디아는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여럿 인수하는 등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텔아비브 대학 연구원들이 세운 스타트업 '런AI(Run:ai)'를 7억 달러에 인수했고 다음달인 5월에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데시(Deci)'를 사들였다.
해외 빅테크 뿐 아니라 국내 기업도 이스라엘에 R&D(연구개발) 및 투자 거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텔아비브 지역에 판매법인, R&D센터, 삼성리서치이스라엘 등을 운영중이다. 삼성전자 이스라엘법인은 위기상황 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조금이라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 재택근무로 전환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판매지점을 두고 있으며 지점 직원 전원은 안전을 위한 사전 조치에 따라 현재 재택근무 중이다. 2021년에 인수한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 보안 분야 기업 사이벨럼(Cybellum)도 이곳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은 이스라엘로부터 반도체 장비를 수입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대이스라엘 반도체 제조용 장비(MTI 6단위 기준 732100) 수입 규모는 약 14억5000만 달러(2023년)로 네덜란드, 일본,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이어 6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스라엘 비중은 1.5%에 불과해 이스라엘 내 전황이 악화되더라도 한국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동지역 긴장감 고조에 유가도 크게 출렁일지 관심이다. 전쟁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 상승폭은 매우 가팔라질 수 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츠 글로벌 상품 전략 총괄은 “현재 유가에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한 가지는 지정학적 위험”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 빈국으로, 원유가 급등은 생산자물가 뿐만 아니라 물류비, 공공요금 등에 대한 인상압력으로 작용해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 4월 ‘국제유가 충격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통해 중동분쟁이 전면전에는 못 미치나 국지적인 공격과 반격이 이뤄지는 상황으로 전개돼 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97.5 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2024년 4분기 물가상승률은 3.37%로 추정했다.
전면전으로 무력 충돌이 본격화돼 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115.0 달러에서 배럴당 148.5 달러까지 급등한다면, 2024년 4분기 물가상승률은 4.00%에서 4.98%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등 유가상승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유가급등 따른 물가 불안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원유 도입선 다변화, 비축량 확대, 가격 헤지 등 원활한 원유 수급대책을 사전에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1.82 달러(2.49%) 오른 배럴당 74.83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보다 1.80 달러(2.33%) 뛴 배럴당 79.02 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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