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복덩이, 라팍 담장 넘기고 자신감 'UP'…"타석에서 느낌이 좋다" [대구 현장]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또 한 번 '라팍'을 뜨겁게 달궜다. 홈 구장에서 두 번째 손 맛을 보면서 기분 좋게 한 주를 마감했다.
삼성은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4차전에서 10-5 승리를 거뒀다. 지난 24일 3-11 패배를 깨끗하게 설욕하고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디아즈는 이날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시즌 3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디아즈는 첫 타석부터 제 몫을 해줬다. 삼성이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2·3루 찬스에서 롯데 선발투수 김진욱을 상대로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냈다. 삼성은 디아즈의 출루로 잡은 만루 찬스에서 2사 후 박병호가 홈런을 터뜨리며 4-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디아즈는 삼성이 7-5로 쫓긴 6회말에는 해결사로 나섰다. 무사 2·3루 찬스에서 롯데 좌완 송재영을 상대로 3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스코어를 단숨에 10-5로 만들면서 팀이 승기를 굳힐 수 있는 발판을 안겨줬다.
디아즈는 3B 1S 유리한 카운트에서 송재영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5구째 127km짜리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오자 그대로 잡아당겼다.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총알 같은 타구가 라이온즈 파크 우중간을 향했다. 비거리 130m짜리 아치가 그려졌다.
디아즈는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지난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한국 무대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대구 홈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인 23일 경기에서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냈던 가운데 이틀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디아즈는 경기 종료 후 "6회말 홈런은 일단 방망이에 맞자마자 (담장을) 넘어갈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정말 짧은 순간이었지만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는 걸 봤다. 큰 타구였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최근 타석에 들어서면 느낌이 좋다. 결과까지 따라오니까 더욱더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삼성은 2024 시즌 개막 후 줄곧 상위권을 달리고 있지만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아쉬웠다. 출발을 함께했던 데이비드 맥키넌은 전반기 72경기 타율 0.294(272타수 80안타), 출루율 0.381로 선구안과 컨택은 준수했지만 홈런이 4개에 불과했다. 장타율이 0.386에 그치면서 상대팀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결국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짐을 싸 한국을 떠났다.
삼성이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한 루벤 카데나스도 속을 썩였다. 첫 5경기에서 22타수 8안타 2홈런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갑자기 부상을 호소했다. 정밀 검진 결과 특이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선수 스스로 허리 통증을 앓고 있다며 출전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은 과감하게 카데나스를 방출하고 디아즈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장타력 보강 없이는 가을의 가장 높은 무대까지 달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현재까지 디아즈의 영입은 말 그대로 '대박'이다. 기존 구자욱, 강민호, 박병호 등 주축 타자들과 시너지가 예상보다 더 크다. 디아즈는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에서 펄펄 날고 있다.
디아즈는 박병호와 함께 번갈아 가며 1루를 지키는 부분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날에는 라이온즈 1루 더그아웃 바로 뒤에 위치한 실내 타격 연습장에서 꾸준히 몸을 풀면서 타격감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
디아즈는 "지명타자로 나갈 경우 수비를 나가지 않아 몸이 살짝 식어 불편한 감이 있다"면서도 "홈 경기 때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할 경우 실내 연습장에서 타격 연습을 하고 나가면 충분히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체력 안배와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디아즈를 비롯한 타선의 파괴력이 날로 더해지면서 1위 다툼을 노려볼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현재 시즌 66승 54패 2무를 기록, 선두 KIA 타이거즈(71승 48패 2무)를 5.5경기 차로 추격 중인 가운데 향후 KIA와 4차례 맞대결 결과에 따라 충분히 선두 톨환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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