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있는 아빠가 왜…" 2시간 새 112 허위신고 16번한 30대

하수영 2024. 8. 2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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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1일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112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오삼권 기자

별다른 이유 없이 112로 연이어 허위신고를 한 30대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6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200시간 사회봉사와 80시간 준법운전강의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4월 밤 울산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다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112로 전화해 "마약사범이 있으니 출동해달라"고 거짓 신고를 했다.

A씨는 이후 불과 5분 사이에 같은 내용을 총 6번 연속해서 신고했다.

신고 내용을 믿은 경찰관 11명이 현장으로 출동했으나,범죄 관련자를 찾지 못하고 돌아가자, 또 112로 6차례 연이어 전화해 "왜 마약사범을 안 잡아가느냐"며 따졌다.

이후 술을 마신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그대로 도주했다.

결국 경찰관에게 발각된 A씨는 음주 측정까지 거부해 조사를 받게 됐다. 이 때 112로 4차례 전화해 "음주운전을 안 했는데도 단속에 걸렸고 폭행당했다", "내가 죽으면 책임질 것이냐"고 허위 신고를 했다.

첫 허위신고부터 음주운전, 마지막 신고까지 불과 2시간 안에 벌어진 일이다.

재판부는 "거짓 신고로 경찰관 업무를 방해했다"며 "다만, 반성하면서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어린 자녀가 2명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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