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로켓 주고받은 이스라엘·헤즈볼라…중동 확전 우려
이스라엘과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5일(현지시간) 새벽 전투기와 로켓 등을 동원해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았다. 이스라엘군이 전투기 100여대 등으로 레바논 내 헤즈볼라 표적을 선제 타격하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300발 이상 로켓을 퍼부으며 보복 개시를 선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며 이날 오전 4시30분께 전투기 100여대를 출격해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로켓 발사대 등을 타격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공격 개시 15분 전 이를 파악하고 선제 타격을 가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에 헤즈볼라는 오전 5시께 로켓과 무인기 수백 기로 이스라엘 북부 타격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이스라엘 폭격에 사망한 바 있다. 헤즈볼라는 이에 따른 보복으로 로켓 320여발을 발사하고 드론으로 군사기지 11곳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방으로 레바논 당국은 자국에서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함정에 탑승 중이던 해군 1명이 요격미사일 파편에 맞아 사망하고, 다른 군인 2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공격이 효과적이었다고 밝히며 공격에 나선 이유를 상대 탓으로 돌렸다. 이스라엘은 이날 선제공격으로 헤즈볼라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중부의 전략적 목표물을 향해 발사한 헤즈볼라 드론을 모두 격추했다"며 "헤즈볼라가 계획한 공격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적은 로켓 수백 발을 쏠 계획이었지만 선제공격 덕에 50% 이상, 혹은 3분의 2가량이 발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가 벤구리온 공항 등 타격을 시도했지만 선제공습으로 이를 무산시켰다고 밝혔다.
반면 헤즈볼라는 공항 등 민간 시설을 노리지 않았으며, 텔아비브 인근 군사 목표물 타격에 성공했다는 입장이다. 또 이스라엘의 선제 타격이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는 "모든 드론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했다"며 "오늘 작전 결과를 평가한 후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다시 보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공습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추가 공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48시간 동안 전국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안보내각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권 지지를 재확인하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갈란트 장관과 통화해 이스라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이스라엘과 레바논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측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의 친이란 '저항의 축' 무장 단체들은 헤즈볼라의 보복을 환영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정부의 뺨을 때린 것"이라고 밝혔다. 예멘 후티 반군은 헤즈볼라에 대해 훌륭하고 용기 있는 공격이라며 지난달 자신들의 근거지 호데이다항이 공습당한 데 대한 보복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까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 유엔(UN) 레바논 특별조정관실과 레바논 내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공동성명에서 "포화를 중단하고 확전을 유발하는 추가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이집트는 외무부 성명을 통해 새로운 전쟁의 발발 위험성을 경고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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