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안 놓칠거야"…'쇄빙선 부족' 미국이 손내민 이 나라 [밀리터리 브리핑]

최현호 2024. 8. 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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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온난화로 북극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은 북극해 개척에 필요한 쇄빙선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쇄빙선에 강점이 있는 캐나다, 그리고 핀란드와 새로운 협정을 체결했다.

①미국, 캐나다 및 핀란드와 쇄빙선 협력을 위한 협정 체결
2024년 7월 11일 미국이 캐나다·핀란드와 쇄빙선 협력 노력(Icebreaker Collaboration Effort·ICE)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조인된 협정은 미국·캐나다·핀란드의 쇄빙선 생산 능력 강화 등 조선 역량과 산업을 늘리고, 북극 지역에서 러시아·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북극해 순찰에 나섰다가 화재로 항구로 복귀한 미 해안경비대 쇄빙선 힐리함. 미 해안경비대


미국이 다른 동맹과 맺는 협정은 미국의 역량이 우월한 상황이 대부분이지만, 이번 협정은 미국의 쇄빙선 역량이 상대국보다 뒤떨어지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현재 미 해안경비대는 12척의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9척은 내륙의 오대호에 묶여 있어 북극해에 투입할 수 있는 쇄빙선이 3척에 불과하다.

하지만, 1976년 취역한 폴라시함 스타함이 수명 연장을 위해 드라이 독에 들어갔고, 1977년 취역한 폴라시함 시함도 운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7월부터 북극해 순찰에 나섰던 힐리함(1999년 취역)이 항해 중 전기 화재로 운항을 중단했다.

북극해에서 운용할 수 있는 쇄빙선이 크게 부족한 미국에 비해 캐나다는 20척, 핀란드는 11척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경쟁 관계인 러시아는 41척, 북극 지역 진출을 늘리고 있는 중국도 5척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3월 미 의회 조사국(CRS) 연구에 따르면 미 해안경비대는 남극과 북극 임무를 모두 수행하기 위해 중형 쇄빙선을 포함하여 총 9척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해안경비대는 쇄빙선을 늘리기 위한 두 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는 폴라시함 시큐리티 커터(Polar Security Cutter)라는 대형 쇄빙선 3척을 건조하는 계획이다. 2022년 미시시피의 홀터 마린을 인수해 이 프로그램을 접수한 루이지애나주의 볼린저 조선소가 주요 계약자다. 하지만, 최근 폴라시함 시큐리트 커터 프로그램은 처음에 예상했던 32억 달러보다 60% 늘어난 51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둘째 계획은 해안경비대가 미 의회에 극지 쇄빙선을 구입하려고 의회에 1억 2500만 달러를 요구한 것이다.

미국과 협력할 캐나다는 쇄빙선 함대를 강화하려고 두 곳의 조선소와 연중 내내 북극에서 작전이 가능한 대형 쇄빙선을 건조하는 계약을 각각 체결했고, 노후한 중형 쇄빙선을 대체할 6척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쇄빙선의 80%를 설계하고 60%를 건조하는 핀란드는 보유한 11척 가운데 9척은 국영 회사, 1척은 핀란드 해군, 그리고 나머지 1척은 민간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②일본·인도, 감시 강화위해 미국에서 MQ-9B 드론 도입
중국과 충돌하고 있는 일본과 인도가 각각 감시 능력 강화하려고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틱스(GA-ASI)의 MQ-9B 중고도장기체공(MALE) 드론 도입을 앞두고 있다. 8월 15일, GA-ASI는 성명을 통해 일본 해상보안청과 MQ-9B 시가디언 드론 2대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고, 2025년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체 하단에 해상감시 레이더를 장착한 MQ-9B 시가디언. GA-ASI


해상보안청은 2020년 시가디언을 평가했고, 2022년 4월 도입을 발표했다. 당시 얼마나 많은 시가디언을 주문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시가디언은 역 합성개구레이더(SAR) 이미징 모드가 있는 다중 모드 해상 수상 수색 레이더와 자동 식별 시스템 수신기를 갖추고 있다. 충돌 회피 레이더를 탑재해 민간 공역에서도 작전이 가능하다.

시가디언은 2023년 4월 시작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중고도 장기체공(MALE) 드론 시험 운용 프로젝트에도 선정됐고, 히로시마 G-7 정상회담 경비 등에서 활약했다.

파키스탄·중국과 충돌하고 있는 인도는 11월이나 12월까지 MQ-9B 31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해군에 15대, 육군·공군에 각각 8대씩 배분된다. 미 국무부는 2024년 2월 인도에 대한 39억 9000만 달러 규모의 MQ-9B 무인기 31대와 관련 장비 판매를 승인했다

인도 해군은 2020년부터 MQ-9B 시가디언 2대를 임대해 운용하면서 성능을 확인했다.

긴 비행시간과 거리, 지속적인 감시 및 타격 능력을 갖춘 MQ-9B가 도입되면 인도군의 정보·감시·정찰(ISR) 능력이 향상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그동안 이스라엘에서 헤론 무인기 등을 도입해 국경 지대 감시에 사용했지만, 무장 장착이 어려워 용도가 제한됐다.

인도는 자국 방위산업 발전을 위해 자국에서 생산하는 무기를 먼저 고려하는 ‘메이크 인디아’ 구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방연구기구 DRDO를 통해 다양한 무기를 국산화하고 있다. 인도 DRDO는 루스톰(Rustom) 1과 2라는 MAEL 무인기를 개발했지만, 아직 군에서 운용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③중국 해군, 신형 무기체계 속속 도입
해군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선박 숫자를 늘리는 것 외 신형 무기와 함선을 도입하고 있다. 8월 19일, 소셜미디어(SNS)에 중국 해군의 071형 상륙함 시밍샨함의 함수 주포 뒤쪽 B 데크에 고출력 레이저 무기로 보이는 신형 무기를 장착한 사진이 올라왔다. 레이저 무기 시스템은 작동에 필요한 동력원을 수용한 것으로 보이는 확장 구조물과 함께 설치됐다.

레이저 무기로 추정되는 새로운 무기를 탑재한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071형 상륙함. X@sugar_wsnbn


071형 상륙함은 길이 210m, 폭 28m, 흘수 7m, 만재배수량 2만 5000t의 도크형 상륙함(LSD)이다. 중국 해군에 8척, 태국해군에 1척이 취역했고, 레이저 무기가 장착된 시밍샨함은 2020년 취역했다. 071형 상륙함은 원래 HQ-7 함대공 미사일을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2007년 처음 취역한 뒤 B 데크에 무장을 장착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었다. 이번에 레이저 무기를 탑재한 것은 최근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드론과 체공형 자폭기로부터 함선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한(武漢)의 한 조선소에선 그동안 보지 못했던 X형 방향타를 갖춘 신형 재래식 잠수함이 목격됐다. 이 잠수함은 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관(VLS)도 적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은 잠수함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된 사진 등을 근거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신형 잠수함은 위성 사진을 분석한 서방의 한 해군 전문가가 2024년 7월 28일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신형 잠수함은 2024년 4월에 진수한 것으로 보인다.

신형 잠수함은 039형 위안(元)급 재래식 잠수함의 파생형으로 보인다. 중국은 039형 위안급에 대해 다양한 변형을 시험하고 있으며, 가장 최신형은 스웨덴 사브의 A26 블레킹예급과 유사한 마스트를 가진 039C형이다.

신형 잠수함은 기존 위안급과 비교할 때 마스트 뒤 선체가 더 길고, X자형 방향타를 갖추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길어진 선체는 미사일 수직 발사관을 추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래식 잠수함에 VLS를 적용한 사례는 우리나라 해군의 KSS-III 잠수함과 이스라엘의 드라콘급이 있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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