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TK 유명 기업인줄은 알았는데… 번만큼 통큰 기부·봉사·나눔
대구·경북 지역에 봉사와 기부로 더 유명한 기업들이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음은 물론 봉사·기부를 해외로까지 넓히고 있다.
경북 경산에 위치한 아진산업㈜은 자동차 부품전문 제조업체로 국내는 물론 미국과 중국, 베트남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글로벌기업이다. 이 회사 서중호(65) 대표는 봉사와 기부로 잘 알려진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서 대표는 지난 1987년 자동차 부품회사 우신산업㈜을 출범시킨 이후 2003년 아진산업을 인수했다. 이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확장에 맞춰 중국과 미국에 법인을 각각 설립해 현지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특히 상장 폐지됐던 아진산업을 2015년 다시 코스닥에 상장했고 현재 국내 10곳, 미국에 2곳, 중국 1곳, 베트남 1개 등 모두 14개 공장을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액이 총 9000억원, 종업원 수는 2000여명이 넘는다.
아진산업은 제조업체로서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봉사와 기부로 더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 회사는 1사 1촌 자매결연과 농산물 팔아주기, 사랑의 연탄 나눔, 가난한 라오스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기부 등 오랫동안 ‘통 큰’ 기부를 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봉사하던 서 대표는 지난 4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권유로 경상북도 새마을회장직을 맡았다. 그는 “새마을회가 경북도내 일선 시군 구석구석까지 조직이 갖춰져 있고 회원도 2만5000명이 넘어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경북도, 새마을재단과 함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경북도, 새마을재단과 함께 중아공에 새마을시범마을 3개를 운영하는 청사진을 세운 것이다. 올해부터 5년 간 40억원의 자금이 들어간다. 이곳에는 우리 1970년대 방식으로 새마을이 뿌리를 내리게 된다.
서 대표는 지난 2022년 5월 투아데레 중아공 대통령의 한국 방문 일정을 모두 주선했다. 종교단체의 권유로 2017년부터 중아공에 옷과 생활필수품, 학습 기자재, 중고 차량 등을 지원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조건 없는 지원이 4년쯤 지나면서 투아데레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생겼고 2021년 5월 국민훈장도 받았다. 그러다 그를 한국에 초대했고,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하게 됐다.
사람에 대한 투자와 젊은 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이 회사의 자랑이다.
회사는 2010년부터 대학생 해외현장실습을 추진해 지금까지 230여명을 선발, 미국 법인에 해외 인턴십 기회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180여명이 입사해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서 대표는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2020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서 대표는 “인재양성과 사람을 위한 다양한 투자 프로그램들의 효과는 엄청 크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회사가 돈을 벌고 품질문제 등을 해결하는 등 회사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진산업 직원 전원은 매년 한 번 해외연수를 가는 전통이 있다.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도, 청소하는 직원도 예외는 없다. 지난해는 필리핀으로 가서 모두 스쿠버자격증을 땄다.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조그만 보답이다.
회사가 전남도 단체 급식 제1호 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유명하다.
올해부터 회사 차원에서 완도의 해산물을 구입하고, 직원들도 10만원씩 완도에 고향사랑기부금을 낸다. 그것이 전남으로 확대되면서 회사 식당에 전남의 우수 농수산물들이 많이 들어온다. 전북 정읍에도 공장이 있는데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주변 이웃과 지역 사회를 챙기는 것이다. 서 대표는 지난해 5월 가수 영탁과 함께 전남 완도 명예군민증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 문화재단을 만들 계획이다. 좀 더 체계적으로 기부와 봉사, ODA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문화재단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돈을 버는 이유는 기업을 일으켜 돈을 벌어서 우리 회사 임직원과 주변의 내 이웃들이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중견 기업 최고경영자로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주변의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이 세상을 위해 보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 본사를 둔 희성전자는 지역에서 나눔에 앞장서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최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대구 17호 나눔명문기업(1억원 이상 기부 혹은 3년 이내 기부 약정한 기업)에 가입했다.
희성전자는 전자부품 전문 생산 기업으로 지난 1973년 설립돼 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희성전자의 나눔은 대내외적 경제상황에 관계없이 매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액이 14억원에 이른다.
희성전자는 지난 2010년부터 전 임직원이 급여의 일부를 모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있으며 달서구 내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임직원 봉사동아리인 ‘다솜회’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사랑해 밥차’를 통해 지역 취약계층 1000여명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겨울에는 김장 나눔도 한다.
희성전자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기증한 의류 잡화, 도서 등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나눔 행사’도 1년에 2번씩 열고 있다. 벌써 20회 이상 진행했다.
이석종 희성전자 사장은 “사람과 기술을 통해 고객, 구성원, 사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이념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행복한 지역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산·대구=김재산 최일영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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