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검사·명상실 운영… 달라진 대기업 ‘정신건강 복지’

백재연 2024. 8. 26.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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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원은 겉으로 볼 땐 일을 안 하는 것 같지만, 머릿속에서 업무의 90%를 끝낸 뒤 행동을 시작하는 사람이니 오해하지 마세요."

LG전자에 다니는 회사원 A씨는 팀원들과 함께 사내 심리상담실에서 진행하는 MBTI 성격 유형 검사를 받았다.

A씨는 "MBTI 검사 이후 서로의 성향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급격히 친밀해져 당시 팀원 모두가 여행을 함께 다니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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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관리하는 EAP 진화
LG전자 팀 원하면 MBTI 상담
기업 내 심리상담사 상주 관리


“이 팀원은 겉으로 볼 땐 일을 안 하는 것 같지만, 머릿속에서 업무의 90%를 끝낸 뒤 행동을 시작하는 사람이니 오해하지 마세요.”

LG전자에 다니는 회사원 A씨는 팀원들과 함께 사내 심리상담실에서 진행하는 MBTI 성격 유형 검사를 받았다. 회사에 상주하는 심리상담사는 팀원들의 MBTI 결과를 업무 중심으로 풀어 설명해줬다. ‘이 팀원은 메시지보다는 전화 소통이 훨씬 편한 사람’이라는 식이다.

A씨는 팀 내 사수와 업무에서 종종 의견 충돌이 있었다. MBTI 검사 결과 A씨와 사수는 MBTI를 구성하는 4가지 유형 중 판단 기능은 사고형(T·Thinking)으로 서로 같았지만, 나머지 3가지가 정반대였다. A씨는 “MBTI 검사 이후 서로의 성향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급격히 친밀해져 당시 팀원 모두가 여행을 함께 다니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이 진화하고 있다. 기업이 임직원의 스트레스나 불안 정서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방면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EAP는 근로자가 직무 수행 중 받을 수 있는 각종 스트레스를 전문가 도움을 통해 해소하고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복지 제도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했다.

LG전자는 신청한 팀에 한해 MBTI 성격 유형 검사와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한 조직에 20대 후반 신입사원부터 50대 부장까지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K그룹 계열사 중 한 곳에 경력으로 입사한 회사원 B씨는 경력 입사자를 대상으로 한 사내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특히 심리상담사의 강연이 마음에 와닿았다고 한다. 당시 심리상담사는 이직자로 느낄 수 있는 부담감과 심리적 반응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B씨는 “낯선 환경에서 새로 적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력직이라서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강연을 들으며 심리적 부담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구성원의 심리 건강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마음챙김 휴’를 선보였다. 포스코 임직원은 앱을 통해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면 회사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 앱에서는 명상 안내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노하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16개 사내 심리상담센터와 13개 마음건강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각 상담센터에는 명상실도 있다. 사내 전문 심리상담사는 임직원에게 긴장 완화 방법과 컬러 테라피(다양한 색을 이용한 심리 치료) 등을 제공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임직원의 정신 건강을 돕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기업 생산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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