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격업소 배달료 지원 두 달… “팔면 팔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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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A식당은 지난 6월 중순 배달앱에 가입해 음식 배달을 시작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에서 착한가격업소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소비자에게 배달료 2000원 할인 쿠폰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A식당 업주는 25일 "식당에는 배달 지원금이 십원 한 장 안 온다"며 "배달앱 중개수수료에 배달료 내고, 포장 용기까지 계산하면 지금 가격엔 팔면 팔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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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업소는 배달 시작이 부담
6~7월 예산 집행률은 불과 6%
착한가격업소 A식당은 지난 6월 중순 배달앱에 가입해 음식 배달을 시작했다. 구청 공무원이 “정부에서 배달 요금 지원 사업을 시작했으니 혜택을 받아 보라”고 권유한 게 계기였다. 행정안전부는 6월부터 착한가격업소 배달료 지원 사업을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에서 착한가격업소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소비자에게 배달료 2000원 할인 쿠폰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A식당은 배달앱에 가입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탈퇴했다. 배달앱 중개수수료, 배달료, 포장 용기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없었다. 착한가격업소는 주변 상권보다 저렴한 가격, 청결한 시설 등을 고려해 선정된다. A식당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박리다매’로 버티며 음식 요금을 동결해왔다. 하지만 배달은 얘기가 달랐다.
A식당 업주는 25일 “식당에는 배달 지원금이 십원 한 장 안 온다”며 “배달앱 중개수수료에 배달료 내고, 포장 용기까지 계산하면 지금 가격엔 팔면 팔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하려면 음식 가격을 올려야 한다”며 “배달로 매출이 뛰더라도 인건비가 너무 비싸 사람을 쓸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착한가격업소 업주들 사이에서는 배달 요금 지원 사업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업 활성화를 위해 배달앱 입점을 권유하고 있지만, 영세한 규모가 대부분인 착한가격업소 입장에서는 배달을 새로 시작하는 것 자체가 물적·심적 부담으로 다가온 탓이다.
또 다른 착한가격업소 B식당 역시 6월 배달앱에 가입했으나 이내 그만뒀다. 한정된 인력 탓에 매장 운영조차 벅찬 상황에서 배달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한다. B식당 업주는 “배달 수수료, 배달료에 나가는 돈이 적지 않다”며 “뼈 빠지게 고생해도 버는 돈은 요만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동생과 단 둘이 가게를 돌리는데 배달 물량이 늘어난 탓에 손목이 고장 났다”며 “물리치료비가 버는 돈보다 더 들어갔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적극적인 사업 홍보에도 현장 호응은 크지 않다. 요식업으로 분류된 착한가격업소 6238여곳 중 실제 배달을 하는 곳은 900여곳 정도로 추산된다. 정부는 배달료 지원 사업에 국비 30억원과 지방비 70억원을 합쳐 100억원을 투입했지만 지난 6~7월 두 달간 예산 집행률은 6%에 불과하다.
행안부는 면밀한 검토 없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관계자는 “예산 집행률이 낮다고 해서 호응 없는 사업, 실패한 사업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며 “실적이 부진할 수 있지만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도 있다”고 해명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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