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정강정책으로 본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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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공화당의 2024년 대선 정강정책이 발표됐다.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우선주의 정책이 동맹 및 우방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경기 침체와 안보 불안까지 야기했다고 비판한다.
공화당은 중국공산당의 악의적 영향력은 미국 외부로부터 오는 최대의 위협이며, 이를 문명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경쟁에서 무조건 이겨야 할 대상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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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공화당의 2024년 대선 정강정책이 발표됐다. 이로써 양 당이 추구하는 외교정책과 내치의 대략적인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1월 대선은 미국의 외교와 동맹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민주당의 정강정책은 공화당에 비해 국제적 관여와 동맹 네크워크를 중시한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 또한 미국 내 일자리 보호와 동맹과의 안보 협력을 주요 정책 기조로 내세웠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을 대부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정강은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 회복에 중점을 둔다.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우선주의 정책이 동맹 및 우방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경기 침체와 안보 불안까지 야기했다고 비판한다.
민주당 정강은 나토를 비롯해 동맹 및 우방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특히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한국 같은 동맹국 편에 설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해서는 역내의 동맹국들과 협력해 규칙기반 질서와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의 강압에 맞서겠다고 했다. 또한 쿼드와 오커스, 아세안 등 인·태 지역 내의 다자적 협력에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이에 비해 공화당의 정강정책은 상대적으로 짧고 매우 단출하다. 미국 동맹국들이 공동의 방위 목표를 위해 의무를 다하게 함으로써 동맹을 강화한다는 것이 전부다. 트럼프가 추구하는 미국우선주의 외교의 핵심은 기존 글로벌 외교부터 탈피하는 것이다. 트럼프 이전의 미국 외교는 민주·공화 할 것 없이 글로벌 외교로, 이는 미국의 국익에 직접 이익이 되지 않는 국제 분쟁에 끝없이 개입하고 국제 제도를 중시하는 특징을 보였다.
트럼프는 미국의 국익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 해외 군사 활동에 미국인의 세금을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대외 관계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다른 나라들만 이익을 취하는 불균형 구조를 시정하려 한다. 경제·통상 분야의 불균형 구조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말하며 군사·안보 분야의 불균형은 미국 동맹국들의 불충분한 안보 기여-미흡한 방위 분담, GDP 2%에 못 미치는 국방비 지출-를 말한다. 이는 중국에 대해서는 물론 한국 일본 같은 가까운 동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원리다.
동맹정책을 제외한다면 한국이 가장 크게 영향받을 정책은 중국과 북한 문제다. 대중국 정책에 있어서 민주당은 중국을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면서도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탈취, 덤핑 공세 등에는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면서도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이슈에서는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중국공산당의 악의적 영향력은 미국 외부로부터 오는 최대의 위협이며, 이를 문명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경쟁에서 무조건 이겨야 할 대상으로 본다.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더 강경해지면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좀 더 불편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대북정책의 경우 해리스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 같은 폭군이나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언급했다. 반면 트럼프는 여전히 김정은을 향한 개인 외교 재개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과 보여주기식 정상회담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위비 분담 증액과 이를 위한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 압박 가능성도 주시해야 할 사안이다.
정강정책만으로 본다면 민주당의 노선이 정책 연속성이 크고 예측 가능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결과를 결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어느 당이 승리하든 시나리오별로 충분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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