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욱 고조된 중동 확전 위기… 대응 시나리오 준비할 때

2024. 8. 2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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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헤즈볼라(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가 대대적인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중동의 확전 위험이 한층 고조됐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이스라엘의 공습에 고위 지휘관이 숨진 데 대한 보복 공격임을, 이스라엘은 그것을 막기 위한 자위적 선제공격임을 내세웠지만, 지금 중동 정세는 '누가 먼저냐'를 따지는 게 무의미할 만큼 잔뜩 얽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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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대규모 공습전
국제사회 억지력은 갈수록 약해져
전면적 중동전쟁 땐 세계경제 와해
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가 대대적인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중동의 확전 위험이 한층 고조됐다. 이스라엘군은 25일 헤즈볼라의 공격 징후를 포착했다며 전투기 100여대로 선제 공습에 나섰고, 즉시 로켓 320발과 드론 편대를 동원한 헤즈볼라의 반격이 이어졌다. 이스라엘 북부와 레바논 남부 지역에 민간인 대피령이 내려졌는데, 양측 모두 공격 범위가 더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고한 상태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이스라엘의 공습에 고위 지휘관이 숨진 데 대한 보복 공격임을, 이스라엘은 그것을 막기 위한 자위적 선제공격임을 내세웠지만, 지금 중동 정세는 ‘누가 먼저냐’를 따지는 게 무의미할 만큼 잔뜩 얽혀 있다. 세계 경제와 안보 지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동의 분쟁은 단기간에 해소되길 기대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를 상수(常數)로 놓고 경제적, 외교적 중장기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가자전쟁이 열 달을 넘기는 동안 확전의 불을 댕길 위험 요인은 계속 누적돼 왔다. 헤즈볼라와 후티(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국지전을 멈추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폭격에 이란의 대규모 보복 공습이 벌어졌으며, 최근에는 이란 수도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 최고지도자를 암살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그리고 친이란 무장세력 간의 전면전 위험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를 억제할 유일한 기회로 여겨지던 가자전쟁 휴전 협상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데, 때맞춰 재를 뿌리듯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대규모 상호 공습이 벌어진 것이다. 전쟁이 끝나면 실각 위기에 처할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사정과 전면적 보복을 천명한 이란 최고지도자의 강경 노선이 맞물린 터라 중동은 언제라도 확전의 포성이 울릴 수 있는 화약고가 됐다.

지난 열 달간 중동의 확전을 억제해온 미국 등 국제사회의 ‘관리’ 능력이 점차 한계에 이르러 가고 있다. 지정학적 특성 탓에 전면적인 중동 전쟁이 벌어진다면 3년째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차원이 다른 타격을 세계가 입게 될 것이다. 우리도 결코 자유로울 리 없다. 시나리오를 만들 때가 됐다. 예상되는 중동 급변 사태를 치밀하게 분석해 상황별, 단계별 대응책을 지금부터 수립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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