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최소경기 ‘40-40’…이러다 ‘50-50’?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했다.”
AP통신은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역대 6번째로 ‘40-40 클럽(40홈런-40도루)’에 이름을 올린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같은 업적을 세운 선수들 중 최소 경기(126경기)로 대기록을 달성한 만큼 전인미답의 50홈런-50도루에 이를 시간과 기회가 충분하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오타니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서 40홈런-40도루 고지에 올랐다. 대기록까지 1홈런과 1도루를 남겨둔 상황이었는데, 5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1도루 맹타를 휘두르며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이자 아시아 야수 및 다저스 선수로는 최초로 40-40 클럽 멤버가 됐다.
투수와 타자로 모두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오타니에겐 ‘만화 야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40홈런-40도루도 비현실적인 드라마처럼 그려냈다. 하이라이트는 3-3으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였다. 앞서 4회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쳐 40도루를 채웠고, 9회 탬파베이 투수 콜린 포체의 시속 136㎞짜리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며 그랜드슬램으로 홈런 기록도 완성했다.
끝내기 홈런과 함께 기념비적인 40홈런-40도루가 완성되자 4만5556명이 운집한 다저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동료들이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오타니에게 뜨거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오타니의 40-40은 지난 1988년 호세 칸세코(42홈런-40도루), 1996년 배리 본즈(42홈런-40도루),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46도루),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46홈런-41도루), 지난해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41홈런-73도루)에 이어 역대 6번째다. 오타니는 역대 최소 경기 신기록도 함께 세웠다. 지난 2006년 소리아노가 147경기 만에 40-40에 도달하며 세운 종전 최소 경기 기록을 무려 21경기나 앞당기며 126경기 만에 마무리했다.
야구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50홈런-50도루 달성 여부로 옮겨지는 모양새다. 오타니는 다음날인 25일 탬파베이전에서 5회 우월 2점 홈런을 터뜨려 올 시즌 아치를 41개로 늘렸다. 소속팀 다저스가 정규시즌 3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홈런 9개와 도루 10개를 추가하면 50-50이라는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120년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누구도 밟아보지 못 한 경지에 발을 내디딜 기회다. 오타니는 40-40 달성 직후 “오늘은 내 경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해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한편 오타니가 쏘아 올린 올 시즌 40번째 홈런 볼의 행방도 화제다. 이 공은 외야 관중의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는데 탬파베이 중견수 호세 시리가 공을 주운 뒤 다시 관중석으로 던져버렸다. 시리는 “당시에는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40홈런-40도루는 인지하지 못했고, 그저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가 끝나 공을 관중석으로 던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매 시작가만 수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공을 두고 일본 언론은 “한 팬이 주웠지만, 구단으로부터 인증 받진 못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 오타니가 걸어온 길
「 ◦ 출생 1994년 7월 5일
일본 이와테현 미즈사와시
◦ 학력 아네타이소학교-미즈사와미나미 중학교-하나마키히가시고등학교
◦ 일본프로야구 데뷔 2013년 니혼햄 파이터스
◦ 메이저리그 진출 2018년 LA 에인절스
◦ FA 이적 2024년 LA 다저스
◦ 수상 경력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2021·2023년 아메리칸리그 MVP, 2023년 WBC MVP
◦ 주요 기록 2019년 사이클링 히트
2022년 15승-34홈런
2023년 10승-44홈런
2024년 40홈런-40도루
」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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