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1실점' 류현진, 2G 연속 승리 요건 충족...7020일 만의 스윕승 보인다 [IS 잠실]
차승윤 2024. 8. 25. 20:16
연승은 잇고 연패는 끊는다. 류현진(37)이 에이스다운 호투로 한화 이글스를 19년(7020일) 만의 두산 베어스전 스윕승 문앞까지 이끌었다.
류현진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과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8승(7패) 요건을 갖췄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98에서 3.84로 떨어뜨렸다.
한화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상승세가 뜨거웠다. 푸른색 '썸머 유니폼' 이벤트 이후 승률이 높아지며 유니폼 징크스를 이어가던 한화는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 인천 3연전을 쓸어왔다. 이어 주중 NC 다이노스와 2경기를 1승 1패로 마쳤고, 다시 23일과 24일 두산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1위로 시즌을 출발했다가 5월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한화는 뜨겁게 상승세를 탄 덕분에 24일 기준 6위 SSG 랜더스와 승차를 모두 지워냈다. 승률 차이는 단 1리.
바통을 받은 류현진은 그 어느때보다 깔끔한 투구로 두산과 마지막 경기 승리를 향해 달려갔다. 25일 경기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2005년 6월 4일부터 6일까지 청주 3연전 이후 한화가 19년, 7020일 동안 기록해보지 못한 스윕승을 거둘 수 있었다. 또 2011년을 마지막으로 기록해보지 못한 두산전 시즌 상대전적 우위(24일 기준 8승 6패)도 확정할 수 있었다.
류현진은 노련하고 안정적인 투구로 두산 타자들을 잡아냈다. 1회 3루수 실책으로만 주자를 내보냈을 뿐 노히트 이닝으로 출발한 류현진은 2회 허경민에게 2사 후 2루타를 맞았으나 실점 위기를 3루수 땅볼로 끝냈다. 류현진의 면도날 제구는 사정 없이 스트라이크존을 찔렀고, 두산 타자들은 참아내지 못했다. 두산은 3회 13구, 삼자 범퇴로 물러났다.
2회 초 한 점 지원을 받았던 류현진은 4회 유일한 득점을 내줬다. 2사 후 김재환에게 던진 107㎞/h 커브의 제구가 잠시 어긋났다.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으로 날아간 실투를 김재환이 받아쳤고, 중월 솔로포로 류현진의 한 점 리드를 지웠다.
시즌 초였다면 일시에 흔들렸을 수 있다. 하지만 KBO리그 적응을 마친 류현진은 다시 원래대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강승호에게 루킹 삼진을 뺏어 4회를 닫은 그는 5회 역시 삼자 범퇴로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6회 드디어 득점 지원도 따라왔다. 한화 타선은 페라자의 볼넷과 장진혁의 2루타를 엮어 소중한 한 점 리드를 류현진에게 선물했다. 류현진은 6회 정수빈의 내야 안타, 제러드 영의 사구로 위기를 맞았지만, 두산 4번 타자 양석환에게 3루수 병살타를 유도하며 탈출했다. 빠른 타구를 정면에서 처리해낸 노시환의 호수비가 돋보인 병살 플레이였다.
투구 수를 아낀 류현진은 7회 역시 마운드에 올라 승리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앞서 홈런을 때려낸 선두 타자 김재환에겐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을 얻었다. 이어 강승호에게 강한 타구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허경민에겐 힘으로 파울 플라이를 뺏었다.
마지막에 마지막. 위기가 찾아왔다. 두산은 김기연이 안타를 때려 역전 주자를 내보냈고, 대타 양의지를 선택해 류현진을 압박했다. 한화는 양상문 투수 코치가 올라왔으나 교체는 없었다. 치열한 노림수 싸움 끝에 2볼 2스트라이크를 만든 류현진은 몸쪽 낮은 곳, 가로질러 양의지의 발 쪽으로 떨어지는 마지막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 7이닝,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완성했다.
임무를 다한 류현진은 한 점 차 리드, 승리 투수 요건을 지킨 상태에서 8회 마운드를 박상원에게 넘기고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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