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3일 기다린 승리, 그리고 오열한 이상규, 한화 노감독도 반색했다 "스토리 있고 고생한 선수 잘하면 반가워, 앞으로 더 중용" [잠실 현장]

김근한 기자 2024. 8. 25. 1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화 투수 이상규가 8월 24일 잠실 두산전 9회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1553일 만에 승리 투수를 맛봤다. 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1553일을 기다른 승리, 그리고 그는 오열했다. 한화 이글스 투수 이상규의 인간 승리 스토리에 한화 김경문 감독도 반색했다. 

이상규는 8월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 말 구원 등판해 2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7-6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이상규는 6-6으로 맞선 9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대타 김재호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끝내기 위기를 맞이한 이상규는 양의지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이후 이상규의 역투가 빛났다. 이상규는 양석환과 김태근을 각각 포수 파울 뜬공과 3루 땅볼로 잡고 9회 말을 매듭지었다. 

한화는 연장 10회 초 상대 포구 실책과 김태연의 우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이상규는 다시 10회 말 마운드에 올라 강승호와 전민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승리를 눈앞에 뒀다. 결국, 이상규는 서예일을 포수 파울 뜬공으로 잡고 2020년 5월 25일 KT 위즈전 이후 무려 1553일 만에 승리 투수와 함께 팀 리드를 지켰다. 

2015년 LG에 입단해 프로 무대를 밟은 이상규는 2020년부터 1군 무대를 제대로 밟았다. 이상규는 2020시즌 임시 마무리 보직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후 경기 등판 수가 줄어들은 이상규는 2023시즌 육성선수로 전환됐다. 이상규는 2024시즌을 앞두고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이상규는 24일 경기 승리 뒤 중계방송사와 수훈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상규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한동안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감정이 북받쳤다.

이상규는 24일 경기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과거 LG에 계셨던 이상훈 해설위원님께서 지금 느낌이 어떤지 물어보셨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LG에서) 마무리로 뛰었을 때는 (코로나19 때문에) 관중이 없어 못 느꼈는데, 처음으로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됐다"라며 "한화 팬들은 정말 열정적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응원가처럼 정말 행복하게, 힘차게 응원해 주셔서 설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육성선수 신분도 돼봤기 때문에 실패할 것이란 마음이 컸다. '나도 이제 여기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며 "한화에 와 그 시간을 극복하고, 이렇게 많은 팬들 앞에서 승리까지 하게 돼 기분이 남달랐다"고 웃음 지었다.

한화 투수 이상규가 8월 24일 잠실 두산전 9회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1553일 만에 승리 투수를 맛봤다. 한화 이글스
한화 투수 이상규가 8월 24일 잠실 두산전 9회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1553일 만에 승리 투수를 맛봤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도 이상규의 호투에 남다른 감정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2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어떻게 보면 이상규 선수처럼 그렇게 스토리가 있고 2군에서 고생한 선수들이 잘하면 팀으로서 굉장히 반갑다.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메시지가 들어가는 까닭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줄 거다. 그러면서 팀이 더 단단해지는 것"이라며 기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양상문 코치가 더 오랫동안 지켜봤지 않나. 자기가 보유한 능력을 아직 다 못 끌어 내는 느낌이다. 어제와 같은 활약은 정말 우리 팀에 큰 플러스다. 앞으로 더 믿고 중용하겠다. 승리를 따면서 야구가 더 재밌어질 거고, 그렇게 앞으로도 더 좋은 일이 계속 생길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 감독은 전날 경기 선발 투수 바리아의 이른 교체(5.1이닝 67구)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감독은 "바리아가 어제 자신의 공에 힘이 떨어졌다고 스스로 판단했는지 주자가 나가면 교체해달라고 미리 코치에게 얘기를 해놨더라. 6회까지 갔으면 했는데 바로 주자를 보내면서 교체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는 25일 경기에서 황영묵(2루수)-페라자(지명타자)-장진혁(중견수)-노시환(3루수)-김태연(우익수)-김인환(1루수)-이도윤(유격수)-이재원(포수)-이진영(좌익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두산 선발 투수 발라조빅을 상대한다. 한화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다. 

김 감독은 "이진영 선수가 오늘 선발 좌익수로 출전하는데 지난해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인데 부상이 있어서 지켜보지 못하고 있었다. 연습하는 것만 봤는데 오늘 기회를 한 번 줬을 때 좋은 투수와 어떻게 싸우는지 보고 싶었다. 지금 시점에서 테스트는 전혀 아니다. 이원석 선수가 뒤에서 대주자로 나가야 하고 이상혁 선수가 없기에 이진영 선수가 먼저 기회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투수 이상규가 8월 24일 잠실 두산전 9회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1553일 만에 승리 투수를 맛봤다. 한화 이글스

사진=한화 이글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