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온 트럼프 장남 "父의 리더십, 케네디도 인정한 것"

이근평 2024. 8. 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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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을 대표하는 케네디 가문 인사가 처음으로 공화당을 지지했습니다. 그들 역시 민주당을 지배하는 급진 좌파가 얼마나 추락했는지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주니어가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빌드업코리아 2024'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빌드업코리아 유튜브 채널 캡처


미 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24일 방한해 최근 제3지대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 진영에 합류한 데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 케네디 주니어는 대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23일(현지시간)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빌드업코리아 2024’에서 “공개적으로 처음 얘기한다”며 “앞서 그(케네디 주니어)가 ‘지금은 우리 모두가 모여 앞을 향해 싸워야 할 때’라는 의견을 전해 온 적이 있다”고도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의 트럼프 지지는 최근에야 공식화했지만, 이전부터 준비가 진행 중이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J.D. 밴스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캠프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트럼프를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추대하는 전당대회에서 직접 지지 연설에 나서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 선언을 ‘매우 획기적인 일(absolutely groundbreaking)’로 규정한 후 “아버지의 강인함에 동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중 총격을 입은 사건을 끄집어냈다. 그는 “총탄을 맞고도 다시 일어나 ‘미국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하는 아버지의 리더십을 케네디 주니어가 인정한 것”이라며 “지금 백악관에 필요한 리더는 약한 리더가 아닌, 강력한 힘을 가진 리더”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용기 있는 행동이 당시 현장에서 더 큰 사고를 막았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총격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이후 공화당 전당대회 때 찾아와 ‘당신 아버지가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말하는 이유를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며 “알고 보니 아버지가 주먹을 불끈 들고 ‘싸우자’고 외친 덕분에 사람들이 행동을 멈췄다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연하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현장의 혼란이 압사 사고로 이어졌을 수 있었다고 본 것이다.

2020년 11월 유세에 참석한 이방카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AP]

트럼프 주니어는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이번 미 대선과 연관 지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청중을 바라보고 연설하던 아버지는 총격 사건이 일어난 그날은 왠지 (스크립트가 담긴) 차트로 고개를 돌렸다”며 “다른 어떤 것으로도 설명하기가 힘들다. 수백만 명의 미국인은 믿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 1000여 명의 청중들은 환호를 보냈고, 일부는 ‘아멘’으로 호응했다.

이를 계기로 신을 향한 믿음이 한층 성장했다는 트럼프 주니어는 딸의 변화도 자신의 신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트럼프의 손녀딸 카이 매디슨 트럼프가 지난달 17일 미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때 대중 연설에 나선 대목을 언급하면서다.

그는 “골프 선수를 지망하는 17살짜리 딸은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며 “총격 사건 후 딸이 전화를 하더니 ‘골프를 좋아하는 할아버지와 가족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나다. 미디어가 알리지 않는 할아버지의 인간적인 면을 내가 알리고 싶다’며 연설을 강하게 희망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녀 딸인 카이 트럼프가 17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하고 아버지 주니어 트럼프와 함께 연단에 섰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주니어는 기독교 기반 보수주의 가치관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금 세계적으로 급진적인 좌파 세력과 반기독교 세력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보수주의의 가치를 가르치고 신앙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이날 주 참석자인 청소년과 청년층을 향해선 “여러분이 수많은 역경과 악한 세력에 맞서기 위해 여기 왔다는 결의가 미래에 대한 큰 힘을 준다”고 독려했다. 이후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의 총격 사건 직후 행동을 오마주 하듯 ‘싸우자(fight)’를 크게 세 번 외치며 퇴장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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