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대란 해결책 될까…당산역에 광역버스 환승센터 들어선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에 광역버스 전용 환승센터가 들어선다. 비슷한 방식의 환승센터가 들어서면 연초 서울 중구 명동 입구 광역버스 정류장에서 벌어졌던 ‘버스 대란’을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25일 “당산역 광역환승센터를 31일 첫차부터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가 이번에 신설한 당산역 광역환승센터는 9개 광역버스 노선이 동시에 정차할 수 있는 정거장이다. 올림픽대로에서 환승센터로 진입하는 램프와 노들로로 이어지는 회차로를 갖췄다.
서울~인천·김포 운행 광역버스 노선 이용
당산역 광역환승센터 1번 승강장은 G6001, G6003, 7000, 7100 등 4개 노선이 정차한다. 2번 승강장엔 6601, G6000, 1004, 1100, 1101 등 5개 노선 승하차가 가능하다.
9개 노선 모두 인천시·김포시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다. 이들 광역버스는 지금까지 서울에 진입하면 정체가 심한 시내 도로를 거쳐 회차한 뒤 경기도나 인천시로 되돌아가면서 혼잡한 서울의 통행난을 가중했다. 게다가 광역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출근하는 인천시민과 경기도민도 출퇴근길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광역환승센터가 들어서면서 숨통이 다소 트이게 됐다. 복잡한 도심 시내 도로에 진입하지 않고 광역버스가 회차하면 광역버스 통행 시간이 10분 이상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광역버스와 일반차량이 엇갈리거나 버스가 시내 도로나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하면서 발생하던 당산로·양평로 일대 차량정체도 감소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산역 일대는 인천시·김포시에서 서울 주요 도심을 진입하는 관문역할을 하고 있다”며 “광역환승센터는 향후 수도권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승객의 편의를 개선하고 서남권 대중교통의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승센터~당산역 직통 연결…정부·지자체 협력
광역환승센터에서 하차하면 지하철로 이동하기도 쉽다. 광역환승센터(1층)와 당산역(2층)을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로 곧바로 연결했기 때문이다. 당산역은 지하철 2호선·9호선이 정차한다.
또 버스 승객의 안전·편의를 위해 충분한 보행로와 대기 공간도 확보했다. 광역환승센터 내 버스정류소 구간을 지붕이 있는 아케이드형 승차대(쉘터·shelter)로 조성했다. 덕분에 눈·비가 와도 여기서 하차하는 승객은 악천후를 피할 수 있다.
또한 공기청정기, 냉난방기, 온열의자, 키오스크 등을 갖춘 2.5m×10m 규모의 클린룸을 설치했다. 쾌적하고 편리하게 실내에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시가 광역환승센터 설립을 구상한 건 광역버스가 다수 진입하는 당산역 일대의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당산역 일대는 하루 6만명 이상이 40여개 광역버스 노선이 정차한다.
‘회차형 환승센터’를 구상한 서울시는 2021년 7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경기도, 인천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비는 국토교통부가 국비 30%를 투입하고, 지방자치단체나 나머지를 분담했다. 서울시가 35%, 경기도·인천시가 나머지 35%를 분담하는 형태다. 설계·공사는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시행했다. 지난해 3월에 공사를 시작해 1년 6개월 만에 환승센터를 완공했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당산역 광역환승센터는 수도권 3개 지자체가 힘아 수도권 교통문제를 해결한 광역교통사업”이라며 “김포·인천시민은 대중교통 환승이 편리해지고, 당산역 일대는 교통 혼잡이 줄어 서울 시민 삶의 질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역환승센터 방식은 서울 도심권 교통 혼잡도 해소할 수 있는 묘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시 시내버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명동·강남으로 진입하는 인근 지자체 광역버스도 출퇴근 시간 도심 정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당산역뿐만 아니라 강동·송파·양재·사당·강서 등 광역버스 진·출입이 잦은 주요 지점에 광역환승센터를 추가로 설립한다면 서울 시내 교통 혼잡도 완화에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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