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30억, 제작기간 28개월…부산 오는 '파이프오르간' 뭐길래
내년 개관하는 부산콘서트홀에 설치될 파이프 오르간이 조만간 독일에서 선적돼 부산항까지 100일 가까운 항해를 시작한다. 수십억원을 들여 제작하는 데만 2년 넘게 걸린 ‘귀하신 몸’이다. 부산시는 비수도권 공연장에 처음 설치되는 이 대형 파이프 오르간이 공연 수준을 높여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악기의 제왕’ 제작에만 28개월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독일 프레브러거(Freiburger)사가 제작한 파이프 오르간이 부산 배송을 위해 이르면 이달 중 함부르크항에서 배에 오른다. 부산시는 조달청 외자 물품 입찰을 통해 2022년 10월 이 업체에 제작을 의뢰했다. 제작에만 28개월이 걸린 이 파이프 오르간은 오는 11월 부산항에 도착한다. 악기는 이달 말 준공해 내년 문을 여는 클래식 전문 공연장 부산콘서트홀에 설치될 예정이다.
파이프 오르간을 제작해 공연장에 설치하는 데 시비 30억원이 든다. 부산시는 지난달 전문과 등과 함께 독일을 방문해 제작된 악기 검수를 마쳤다. 파이프 오르간은 수천개의 파이프와 스탑(오르간이 다양한 현ㆍ관악기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을 통해 풍부한 음색을 구현할 수 있어 ‘악기의 제왕’이라고 불린다
부산콘서트홀에 설치될 오르간은 4406개의 파이프와 62개의 스탑, 4단 건반으로 구성됐다. 악기의 폭은 16m, 높이는 14m에 달한다. 프레브러거사 기술자들이 직접 부산콘서트홀을 방문해 파이프 오르간을 재조립해 설치하며, 음색을 다잡는 보이싱 작업에만 1개월이 소요된다. 유지 관리 및 하자 보수 기간은 8년이다.
“비수도권 첫 설치, 문화 격차 해소할 것”
부산시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과 롯데콘서트홀, 부천아트센터 등을 제외한 비수도권 공연장에 이런 규모의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그런 만큼 제작 의뢰 단계부터 10개의 시안을 검토하고, 자문위원회에서 입체감과 절제미 등을 따져 오르간 디자인을 선정했다.
입찰 과정도 쉽지 않았다. 파이프 오르간 제작 기술을 갖춘 제작사가 드물다 보니 번번이 유찰되거나 단독 응찰만 이뤄져 입찰 재공고만 세 차례에 걸쳐 냈다고 한다. 지난달 현지 검수를 위해 국내에 3명뿐인 파이프 오르간 마이스터를 섭외하고 일정을 맞추는 데도 공을 들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 파이프 오르간을 사용한 공연은 내년 초 부산콘서트홀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라며 “공연 품격을 높여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시민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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