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세력화' 할 진보정당 만들어내야"

강승혁 2024. 8. 2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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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21일 '민주노총 사무처 신입간부 의무교육' 특별강연에 권영길 초청

[강승혁 기자]

▲ 2024 민주노총 사무처 신입간부 의무교육 지난 8월 21일 오후 2시, 서울시 우이동에 소재한 원불교봉도청소년수련원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사무처 신입간부 의무교육’에서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민주노총의 역사와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주제로 열강을 펼쳤다.
ⓒ 강승혁
지난 8월 21일 오후 2시, 서울시 우이동에 소재한 원불교봉도청소년수련원에서 진행된 '2024년 민주노총 사무처 신입간부 의무교육'에서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민주노총의 역사와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주제로 열강을 펼쳤다.
▲ 교육이 진행된 내부 강연장 모습 권영길이 민주노총 사무처 신입간부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 강승혁
21일(수)부터 8월 22일(목)까지 진행된 '민주노총 사무처 신입간부 의무교육'의 첫날, 30여 명의 신입 간부들이 참가해 권 지도위원의 열강을 청취했다.
권 지도위원은 이날 1시간 40여 분에 걸친 강연을 통해 민주노총의 역사와 현재의 위치, 민주노총의 사회개혁과 노동자의 권리 보호, 민주노동당의 활동 사례를 통한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 분노하라 권영길이 강연도중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를 소개하고 있다.
ⓒ 강승혁
권 지도위원은 이날 강의를 시작하며 책을 한 권 꺼내 들었다. 스테판 에셀이 93세에 쓴 <분노하라>는 책이었는데, 내용을 보면 책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참고 자료까지 합쳐야 40여 페이지에 이르는데, 본문은 A4 용지로 10여 장밖에 안 되는 글이다.

권 지도위원은 이 책의 요지에 대해 '저항, 그것은 창조다'라는 말로 압축했다. 또한 스테판 에셀이 책에서는 '세계화'라는 용어를 썼지만, 이것은 '신자유주의에 분노하라, 신자유주의에 싸워라, 잘못된 세상은 바꿔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강연 도입부에 이 이야기를 거창하게 한 것은, 자신이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이긴 하지만, 83세 노인이 하는 이야기일지라도 부디 잘 들어달라는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 강연하는 권영길 민주노총 사무처 신입간부 의무교육에서 권영길 지도위원이 강연하는 모습이다.
ⓒ 강승혁
권 지도위원은 또한, "'민주노총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것이 2021년 조선일보의 기사·보도 지침과 같은 얘기이다. '민주노총이 죽어야 경제가 산다', 이건 대통령에 취임한 윤석열의 정책 핵심이기도 하다"라면서 "민주노총이 죽어야 한다는 건 뭐냐? 그냥 죽이겠다, 즉 나라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민주노총을 죽이겠다. 우리가 반드시 민주노총을 죽이겠다는 이 이야기"라고 주장하며 이를 강조했다.
이어서 "실제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어서 모든 것의 핵심을 민주노총 죽이는 데 두고 있다. 민주노총과 싸워서 이길 사람이 MBC 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외쳐온 이진숙을 방통위원장에 임명하는 것도 같은 맥락"라며 "조선일보가 2021년에 (보도)한 것은 윤석열 정권이 탄생하기 전이다. 그 어느 날 조선일보가 3개 면에 걸쳐서 민주노총을 죽여야 한다는 기조의 글을 쓴다. 엄청난 일 아니고는 3개 면에 할애를 안 하는데 그렇게 했다. 뒤에 보이지 않는 세력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윤 대통령은 이를 실천하는 행동 대장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며 민주노총을 죽이려는 지배세력에 대해 "친일, 친미, 반민주 세력, 반평화 세력, 반통일 세력 등"이라고 부연했다.
▲ 권영길 강연 권영길의 열강하는 모습이다.
ⓒ 강승혁
권 지도위원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차이점에 대해 "예전에 한국노총에 대해 관제·어용 노총이라 불렀다. 대단히 외람된 얘기지만 지금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거의 같다고 저는 본다"면서 "경사노위에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 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차이점이라면 딱 하나가 있는데, 민주노총은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민주노총은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 개벽, 변혁, 혁명 그런 용어와 같은 것(이 차이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노총도 노조법 2, 3조 개정 투쟁을 외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민주노총이) 세상을 바꾸는 투쟁, 이 돈과 자본이 우위에 있는 세상, 자본이 노동을 짓누르는 세상, 자본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사회에 대한 근본적 투쟁을 하지 않으면, 한국노총하고 다를 바가 뭐냐"고 덧붙였다.
▲ 강의에 집중한 노동운동가 권영길의 강연에서 두 손을 모으고 집중하는 민주노총 사무처 신입간부의 모습이다.
ⓒ 강승혁
이어서 민주노총과 같은 존재였던 일본 총평의 몰락을 사례로 들며 "총평이 지지 기반이 되어서 일본 사회당이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지배 정당이 됐었는데 그 사회당이 붕괴했다. 오늘날 사민당이라고 하는데, 그 사민당 의원이 중의원 국회의원 1명, 오키나와 1명 나머지 참여 2명인데 거의 존재감이 없다. 그러니까 일본 노동자들은 가면 갈수록 계속 어려워지는 거다. 이 현상이 우리나라의 지금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며 "민주노총이 어떻게 해야 하겠냐?"고 묻고 "(해야 할 것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라고 답했다.

권 지도위원은 민주노총이 주축이 돼 만든 민주노동당이 사회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도 말했는데, 주 5일 근무제, 무상급식 조례 제정 운동, 무상보육, 무상교육, 무상의료에 대해 설명했다.

그중 무상의료에 대해서 "암 걸리면 어떻게 되었었나? 돈 없으면 죽어야 했다. 암 치료하려면 논 팔고 소 팔고 집 팔고 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잖나. 암 걸리면 건강보험으로 95%를 부담하게 됐으니까. 그걸 누가 했나? 민주노동당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상교육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계속 이어져갔다면 어땠을지 가정하며 "(그렇다면) '반값 등록금'은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것"이라면서 "무상교육은 단순히 경제적 개념이 아니다. 무상교육은 대학을 평준화시킨다. 제가 (국회)위원회 할 때 과제가 '빈부 격차가 교육 격차를 만들고 그 교육 격차가 더 큰 빈부 격차를 만든다.' 이걸 조사하고 연구해서 밝혔다"고 말했다.

또한 "국회를 국민의 품으로, 이게 민주(주의)다. 아까 민주노동당이 주 5일제도 하고 무상교육도 하고 민주노동당이 이렇게 쭉 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무상교육, 예방접종에서 더 나가고, 민주노동당 창당된 게 2000년이었는데 지금까지 했으면 거의 무상교육, 거의 무상의료 되고 거의 정치 개혁은 (완수)되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안 돼 버렸잖나. 왜? 민주노동당이 분당이 되어서 안 되고 있다. 한 정당의 분당은, 한 정당의 소멸은 국민의 지위가 낮아져 버린다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며 "정당의 분열은 노동자들이 분열하고 같이 가는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느냐'의 답은 하나다. 민주노동당의 정신을 (이은)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 임을위한 행진곡 제창 '2024년 민주노총 신입간부 의무교육'에서 참가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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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민주노총 사무처에서 일하는 성원들에 대해 "사무총국 총연맹과 지역본부에서 일하는 동지들에 대해 저 혼자서 상근자라는 용어를 써야 하나? 이미 장계로 그렇게 돼 있으면 바꾸기가 어려운 거냐?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깊이는 아니지만 생각했다."며 "법정 용어로는 상근자라고 쓸지 모르지만, 통상적으로는 '노동운동가'라는 개념을 고착화시키면 어떨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권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세상을 바꾸는 민주노총이라고 했다. 이 나라를 바로잡으려는 민주노총이다. 사회개혁 투쟁에서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뿐만 아니라 노동자, 농민, 영세 상인 모든 민중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그 민주노총의 일꾼은 뭔가? 민주노총에 대해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시라. 그냥 일꾼이 아니다. '나는 한국 사회를 바로잡아가는 중심인물이다. 내가 주역이다. 민주노총을 내가 바로 세우겠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박차고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독려하며 마무리했다.
▲ 질문하는 활동가 권영길의 강연을 마치고 참가자인 김화영 노동운동가가 질문을 하고 있다.
ⓒ 강승혁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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