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 관련 보고서 미흡"

KBS 일요진단 라이브 출연해 입장 밝혀

이복현 "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 관련 보고서 미흡"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 관련, 현재 두산의 증권신고서만으로는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25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 관련' 질문에서 "현재 제출된 두산의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만으로는 투자자들이 현금흐름이 있는 두산밥캣의 자금이 다른데에 쓰인다고 할 때 재무적 위험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알기 어려운 상태"라며 "이번 합병의 실질적 목적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은 두산 합병에 제도를 건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위험을 알 수 있도록 증권신고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점검하는 게 업무"라고 합병 제동에 선을 그었다.

그는 "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 여부 적정성은 주주총회에서 결론이 날 것"이라면서도 "기업이 자율적으로, 일방적으로 정하는 합병비율 가치가 시가에 못미치는 경우가 있어 차선책으로 시가를 정하게 했는데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합법이고, 면죄부를 주는 일이 있다"고 우회 비판했다.

앞서 두산은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로 옮기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합병을 위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를 각각 5조700억원, 5조19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또 이 두 회사는 상장사이다. 이 때문에 시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1대 0.63주로 정해졌다. 문제는 두산밥캣은 연 매출이 10조원인데 반해, 두산로보틱스는 만년 적자 상태이다. 양사가 현재 증권신고서대로 합병이 된다면, 연 매출 10조원인 두산밥캣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두산로보틱스 63주를 받게 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교환 비율이 적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원장은 "시가를 기준으로 합병하더라도 할증이나 할인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은 젠슨 황 등 최고경영자가 기업 목표를 직접 나서서 설명하는데 두산 경영진이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