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조카'도 예외없다, 1라운더 신인의 '성장통'…사령탑은 "많은 걸 경험하고 있다" [고척 현장]
(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키움 히어로즈 신인 투수 김윤하가 2경기 연속으로 경기 초반 고전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직전 등판에서는 어려움을 극복했지만, 이번에는 패전을 피할 수 없었다.
김윤하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3차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10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2탈삼진 6실점으로 시즌 4패째를 떠안았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피안타 타이(종전 1일 고척 NC전 10피안타)기록으로, 선발로 나온 경기만 놓고 보면 가장 적은 이닝(종전 1일 고척 NC전 4이닝)을 던진 김윤하다.
투구수는 83개(스트라이크 50개 / 볼 33개)로, 구종별로는 직구(52개), 포크볼(16개), 커브(13개), 슬라이더(2개) 순이다. 직구 최고구속 및 평균구속은 각각 146km/h, 142km/h를 나타냈다.
김윤하는 지난 7일 고척 SSG 랜더스전(7이닝)에 이어 13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7이닝)에서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직전 등판이었던 1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1회말 1실점, 2회말 3실점으로 고전하다가 3회말 이후 안정감을 찾으면서 최대한 이닝을 끌고 갔다.
이번에도 경기 초반부터 큰 위기가 찾아왔다. 김윤하는 1회초 첫 타자 홍창기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한 뒤 후속타자 신민재에게 3루타를 내줬고, 1사 3루에서 오스틴 딘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실점했다. 여기에 문보경의 안타로 또 한 번 득점권 위기를 자초한 뒤 1사 1·3루에서 김현수의 2루타 때 2실점했다.
첫 이닝부터 빅이닝을 헌납한 김윤하는 2회초에도 고개를 떨궜다. 선두타자 박해민의 안타 이후 도루까지 허용했고, 이영빈의 우익수 뜬공 이후 홍창기의 중전 안타 때 1실점했다. 그러면서 두 팀의 격차는 4점 차로 벌어졌다.
3회초 2사 1·2루를 실점 없이 마감한 김윤하는 4회초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연속으로 볼 4개를 던졌고, 신민재의 좌익수 뜬공 이후 오스틴에게 좌월 투런포를 내줬다. 후속타자 문보경의 2루타로 다시 한 번 위기를 만들었고, 결국 키움은 조영건을 마운드에 올렸다.
덕수중-장충고를 졸업한 김윤하는 올해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했으며,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조카로 주목받았다. 고교 시절 황준서(한화 이글스) 등과 함께 장충고를 이끌었던 투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만큼 데뷔 전부터 팀의 기대가 컸다.
김윤하는 시즌 초반 불펜투수로 경기에 나섰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4월까지 구원 등판만 여섯 차례 소화했다. 다만 6경기 모두 과정과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결국 김윤하는 4월 2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한 달 넘게 2군에서 머물렀고, 퓨처스리그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김윤하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8경기 28⅓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6.04.
2군에서 보낸 시간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됐던 것일까, 6월 중순 1군으로 올라온 김윤하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6월 19일 청주 한화 이글스전(구원) 2이닝 무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 6월 25일 고척 NC전(선발) 5이닝 1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달 3일 2군행 이후 열흘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김윤하는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지난달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7이닝 2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맛봤으며, 8월에도 계속 기회를 받는 중이다.
한 경기만 놓고 보면 당연히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사령탑은 선수의 현재보다 미래를 생각하려고 한다. 24일 경기를 앞두고 김윤하에 대한 질문을 받은 홍원기 키움 감독은 "올해는 많은 걸 경험하는 시즌이라고 말하고 싶다. 7이닝도 여러 번 소화했고, 또 직전 등판에서는 4일 턴도 경험했다"며 "당시 선수 본인이 1회말과 2회말에 몸이 매우 무겁다고 표현하더라. 이 또한 고비를 넘겨서 6회까지 잘 던졌다"고 밝혔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성장통을 겪기 마련이다. 김윤하도 마찬가지다.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더 많은 선수다. 사령탑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경기 결과보다는 성장 과정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홍 감독은 "이런 경험이 선수의 성장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올 시즌 키움은 김윤하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4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순위는 최하위이지만, 선수단과 팬들 모두 긍정적인 미래를 꿈꾼다.
홍원기 감독은 "나이는 한 살 차인데, 김윤하가 던질 때면 (프로 2년 차인) 포수 김건희가 고참인 것 같다"며 "19살 투수와 20살 포수가 함께하는 장면만으로도 우리 팀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김윤하는 패전이라는 쓴맛을 봤지만, 또 한 번의 경험을 통해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 그렇게 그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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