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2년내 고부가 FCBGA 비중 50% 이상 확대"

한예주 2024. 8. 25.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2일 삼성전자 기자실서 제품학습회

삼성전기가 2년 내 서버, 인공지능(AI), 전장, 네트워크 등 고부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제품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과 대만이 선점하고 있는 반도체기판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포부다.

지난 22일 삼성전기는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제품학습회 세미나 '반도체기판 FCBGA편'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기판은 반도체와 메인 기판 간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고, 반도체를 외부의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반도체 칩을 두뇌에 비유한다면, 반도체기판은 뇌를 보호하는 뼈와 뇌에서 전달하는 정보를 각 기관에 연결해 전달하는 신경과 혈관에 비유할 수 있다.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장(상무)이 22일 오후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제품학습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예주 기자]

이날 발표자로 나선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장(상무)은 "반도체 칩은 메인 기판과 서로 연결돼야 하는데 메인 기판의 회로는 반도체보다 미세하게 만들기가 불가능하다"며 "반도체 칩의 단자 사이 간격은 100㎛(마이크로미터)로 A4 두께 수준인 것에 비해, 메인 기판의 단자 사이 간격은 약 350㎛로 4배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 사이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이 필요한데 이것이 반도체기판이다"고 설명했다.

반도체기판은 5G 안테나, ARM CPU(중앙처리장치), 서버·전장·네트워크와 같은 산업·전장 분야를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반도체기판 시장 규모는 2024년 4조8000억원에서 2028년 8조원으로 연평균 약 14%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기판 중에서도 FCBGA 수요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AI 기술 등에 의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며 전기 및 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기판으로, 반도체기판 중 가장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으로 꼽힌다. 전 세계에서 FCBGA를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은 10곳 미만으로, 현재 일본의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의 유니마이크론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매출 기준으로 일본과 대만 기업이 FCBGA 시장 점유율 69%를 차지했고, 한국 기업은 10% 수준이었다.

황 상무는 "서버용 CPU와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연산처리능력과 연결 신호 속도 향상 등 고성능화에 대응하기 위해 하나의 기판 위에 여러 반도체 칩을 한꺼번에 실장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PC용 FCBGA보다 기판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 이상 많다"며 "그만큼 서버용 FCBGA는 기판의 대형화와 고다층에 따른 제품 신뢰성 및 생산 수율을 높이기 위한 제조 기술 확보와 전용 설비 구축 등 후발 업체 진입이 어려운 분야"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는 2022년 10월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성공한 이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 전무는 "FCBGA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후발주자인 것은 맞지만, 케파와 기술력 그리고 파워 부분에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110㎜ 이상의 초대면적화 기술, 26층 이상의 초고층화 기술, 수동소자 부품을 패키지 기판 내에 내장하는 기술을 확장시켜 반도체의 성능을 배가시키는 EPS 기술, 초미세회로를 기판에 직접 구현해 다양한 실리콘 디바이스를 하나의 패키지 기판에 장착해 성능을 배가시키는 기술 등 차세대 반도체기판 시장에서 요구하는 요소 기술을 확보해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반도체기판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해 1조9000억원을 단행해 부산과 베트남 신공장을 첨단 하이엔드 제품 양산기지로 운영하는 중이다. 특히, 삼성전기 베트남 공장은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과 첨단 제조환경을 기반으로 지능형 제조 시스템을 운영하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해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7월 삼성전기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AMD와 고성능 컴퓨팅(HPC) 서버용 FCBGA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 양산을 시작하기도 했다. 황 전무는 "(AMD 외에도) 다양한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 있는 모든 고객사가 타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삼성전기는 국내 최초 서버용 FCBGA 양산 업체로써 차세대 기판 개발 및 반도체기판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시장 성장에 따른 고성능 서버 및 네트워크, 자율주행 등 하이엔드 반도체기판 시장에 집중해 2026년까지 고부가 FCBGA 제품 비중을 50%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