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BGA 기판 전쟁... 삼성전기, '후발주자' 꼬리표 뗄 기술력은
2조원대 투자와 맞물린 시장 성장...'30년 기술력' 승부
기판 시장 올해 4.8조원에서 2028년 8조 원으로 성장
삼성전기를 포함해 일본 이비덴,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 국내·외 주요 기판 업체들이 수천억에서 수조원까지 패키지기판 투자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삼성전기가 자사 경쟁력으로 고객사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22일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상무는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단순히 반도체를 뒤따라가던 기판 역할을 넘어 최근 다원화되는 고객사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며 "경쟁사들과 비교해 20년 정도 후발주지이지만, 점차 삼성전기에 오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기가 주력하는 반도체 기판은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다. 고집적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며 전기 및 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 기판으로 주로 PC, 서버, 네트워크, 자동차 등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사용된다.
그 중에서 서버용 FC-BGA는 '패키지 기판 끝판왕'으로 불린다. 연결 신호 속도 향상 등 고성능화에 대응하기 위해 하나의 기판 위에 여러 반도체 칩을 한꺼번에 실장 해야 하는 탓에 일반 PC용 대비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내부 층수도 2배 이상이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지난 7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AMD(Advanced Micro Devices)와 고성능 컴퓨팅(HPC, High-performance computing) 서버용 FCBGA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황치원 상무는 "기판은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해주는 인터포져(섭스트레이트) 역할을 하는 부품"이라며 "메인보드와 반도체 간 물리적 결합을 지원해, 전력과 신호를 전달한다. 과거 반도체는 기판 위에 반도체 칩이 하나 올라가는 단순한 구조였으나,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회로 미세화가 진행되고 트랜지스터 개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전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들을 기판에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상무는 "반도체 기판에 대한 요구가 점차 올라가고 있다. 많은 칩을 기판에 실장할 때 평평해야 하는데, 어디 한군데가 볼록해지면 버려야 한다"고 했다. 기판이 커지면서 가격도 올라가는 만큼 품질이나 수율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판 제작은 크게 세 부문으로 이뤄진다. 내층 회로를 형성하는 '코어' 공정과 층을 쌓아 올리는 '빌드업' 공정, 최외층을 형성하고 검사하는 '백엔드' 공정 등이다.
삼성전기는 30년의 축적된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 1991년부터 기판사업을 시작한 삼성전기는 1997년 BGA(FC-CSP) 첫 양산, 2002년 FCBGA 첫 양산에 성공했다. 그중 부산 사업장은 2004년 세계 최초로 가장 얇은 두께(130um이하)의 FCBGA를 양산하는 등 삼성전기 FCBGA의 핵심 전략 기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는 2022년 10월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성공했다. 현재 세종사업장과 베트남 하노이 사업장에서도 FCBGA 기판을 생산 중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1조 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부산 및 베트남 신공장을 첨단 하이엔드 제품 양산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공장은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과 첨단 제조환경을 기반으로 지능형 제조 시스템을 운영하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해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 중이다. 지능형 제조 시스템을 통해 공장 내 모든 운영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 분석함은 물론 AI 딥러닝 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시간 분석을 통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양산한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반도체기판 시장 규모는 2024년 4조 8000억 원에서 2028년 8조 원으로 연평균 약 14%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5G 안테나, ARM CPU, 서버/전장/네트워크와 같은 산업 ·전장 분야를 주축으로 해서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업계는 로봇,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반도체 성능 향상에 대응할 수 있는 기판 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황 상무는 "110mm 이상의 초대면적화 기술, 26층 이상의 초고층화 기술, 수동소자 부품을 패키지 기판 내에 내장하는 기술을 확장시켜 반도체의 성능을 배가시키는 EPS 기술 등 차세대 반도체기판 시장에서 요구하는 요소 기술을 확보해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2026년까지 서버, AI, 전장, 네트워크 등 고부가 FCBGA 제품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사업 목표를 밝혔다.
다만 시장의 선발주자인 대만과 일본 기업보다 점유율이 낮은 부분과 관련해서는 "비교하는 잣대가 다양하겠지만, 삼성전기는 어느 칩보다 뒤지지 않을 기술을 보유 중"이라며 "엄밀히 후발주자는 맞지만, 저전력 관련 부분과 미세회로 공정은 우리가 확실히 선두를 달리고 있고, 향후 비즈니스 전략과 여러 고객과의 협력을 잘 꾸려나갈 것이다. 타겟은 전세계의 고객사이고 거의 모든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장용 비중 확대와 관련해서는 "전장용이 사실 서버용과 공정기술은 동일하다. 다만 전장에서 요구하는 '신뢰성'이라는 특성이 있는데, 저희가 내부적으로 품질 보증을 하고 있는 신뢰성 레벨은 이미 그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전장 볼륨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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