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맥주∙위스키 병이라고?…'서핑 성지' 양양에선 핫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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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소비되는 수입 주류 20만병 달해
지난 22일 오후 ‘서핑 성지’로 유명한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인구해수욕장 안쪽에 위치한 새활용센터. 건물 옆 한쪽에 수입 맥주와 와인·위스키 등 다양한 주류의 빈병 수백개가 쌓여있었다. 이 공병은 서핑 등 새로운 해변 문화를 즐기기 위해 양양을 찾은 관광객이 마신 뒤 두고 갔다.
양양군에 따르면 하루 동안 양양을 찾은 관광객 등이 마시고 간 수입 맥주와 와인·위스키 등 수입 빈병을 수거하면 그 무게만 200㎏에 달한다고 한다. 양양지역에서 연간 소비되는 수입 주류는 20만병 이상이라는 게 양양군 관계자 설명이다.
문제는 수입 주류 빈병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소주병과 비교해 부피도 커 매립장 사용 연한이 급격히 줄고 있다. 양양지역 매립장 용량은 6만8000t이다. 인구가 2만7000여명에 불과한 양양에서는 10년 정도 매립할 수 있는 규모하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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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매립 쓰레기 평소 3배로 늘어
하지만 여름철 양양지역 하루 평균 불연성 매립 쓰레기양은 평소 3배에 달하는 60t까지 발생한다고 한다. 매립 쓰레기가 지금처럼 점점 늘어나면 추가로 1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매립장을 만들 수밖에 없다. 한 곳을 추가로 만드는 데만 150억원이 필요하다.
양양군청 자원순환팀 박성환 팀장은 “양양지역에서 연간 나오는 수입 주류 빈병만 30t이 넘는다”며 “휴가철에는 평소와 비교해 3배가량 늘어나는데 부피가 크다 보니 현재 운영 중인 매립장 사용 연한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 주류 빈병 처리 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자 양양군은 국토교통부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지난해 5월 인구해수욕장에 새활용센터를 만들었다. 새활용센터는 그동안 매립에 의존하던 수입 주류 빈병을 생활소품 등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곳이다.
양양군이 시설과 장비 등 기반을 마련하자 주민들이 ‘양양 새활용주식회사’를 설립해 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새활용센터에 버려진 와인병 등을 가지고 오면 병 하나당 150원씩 지급하고 있다. 센터는 이렇게 모은 빈병을 상표 제거, 세척, 절단, 절단면 연마, 초음파 소독 과정을 거쳐 다양한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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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병 자연 분해되는 데 4000년 걸려
화분은 물론 유리컵·접시·향초받침 등과 같은 소품으로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또 관광객을 대상으로 공병 새활용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기에 인구해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주워 오면 수입 주류 빈병을 수거해 제작한 유리 귀걸이 등을 선물하는 환경보호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새활용센터 신윤경 팀장은 “수입 주류 공병은 색깔과 원료 등이 다양해 재활용이 안 돼 어쩔 수 없이 매립하는데 이 빈병이 자연 분해되는 데는 40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며 “최근 들어 한 달에 100여 명 이상이 방문해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체험 전에 환경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니 많은 분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양양=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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