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선두 주자…초등 교실 점유율 93% [IPO 기업 대해부]
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전국 초등학교 교실 93%에서 사용하는 회사의 대표 서비스 ‘아이스크림S’ 등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내세워 투자자를 공략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자적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혁신 솔루션을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내년 AI 디지털교과서 기대
2002년 설립된 국내 최초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미디어의 대표 서비스는 ‘아이스크림S’다.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S는 160여개 디지털 수업 도구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전국 초등학교 교실 93% 이상이 이 플랫폼을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다 약 650만개 디지털 멀티미디어 교육 콘텐츠 아카이브도 보유했다. 아카이브는 자료를 디지털화해 관리하며, 해당 자료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모아둔 파일을 뜻한다.
그 외에도 초등검정교과서인 ‘아이스크림 교과서’, 교육 상품 이커머스 ‘아이스크림몰’, 알림장 앱 ‘하이클래스’, 교사 온라인 연수원 등 다수 서비스가 국내 교육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하이클래스에서 활동하는 학부모와 학생 수는 약 400만명에 달한다.
최근 실적도 탄탄하다. 지난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매출 1231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 11%씩 증가했다. 교과서 과목 확대에 따라 5·6학년 교과서 매출이 성장했고,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늘린 아이스크림몰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도 아이스크림미디어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다. 성현동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지배적인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커머스와 교과서 출판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며 “2022년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에 대한 검정 심사를 통과할 경우, 현재 3과목에서 최대 8과목까지 교과서 공급이 확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버행 우려 떨쳐낼까
아이스크림미디어는 8월 21~22일 공모주 청약을 거쳐 8월 말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청약에서는 총 246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한다. 회사가 제출한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2000~4만200원, 이를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4180억~5251억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787억~989억원이며, 삼성증권이 상장을 주관한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를 다소 높게 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교육 대장주 메가스터디교육의 주가수익비율(PER)이 6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가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적용한 PER 21배가 과도하다는 논리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사업과 재무 유사성 등을 고려해 비교 기업으로 선정한 삼성출판사(23배)와 체그(20배) PER의 평균치를 적용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비교 기업에서 제외되기는 했지만, 회사가 제시한 시가총액이 메가스터디교육(약 55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두 기업에 대한 비교가 이어진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증권가에서는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과 박 회장 장남 박대민 시공테크 최고전략책임자(CSO)의 오버행 가능성을 이번 기업공개(IPO)의 변수로 지목한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면 박 CSO가 시공테크 가업 승계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을 일부 매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박 회장은 아이스크림미디어 최대주주인 시공테크 지분 40%,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도 22% 갖고 있다. 박 CSO는 시공테크 지분 3%, 아이스크림 지분 11%를 보유했다. IPO 후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율은 시공테크 27%, 박 회장 18%, 박 CSO 10%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에도 관계사인 아이스크림에듀 상장 후 6개월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마자 박 회장 일가가 수차례에 걸쳐 주식을 장내 매도한 전례가 있어 투자자 불안감을 키운다. 이번 IPO에서 박 회장과 박 CSO의 보호예수 기간은 6개월이다. 다만 두 사람의 지배력이 공고하기 때문에 지분 일부를 매각해도 경영권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저출생 현상이 심화하며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약 673만명이었던 유·초·중·고 학령인구는 2035년 약 412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학령인구가 줄면 자연스럽게 교육 시장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돈다.
회사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에듀테크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친다.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은 2020년부터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2%에 달한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AI 등 교육 시장을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여 실적 고성장을 잇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대를 거는 부분은 내년부터 본격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이다.
회사 측은 “AI는 향후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주요 성장동력”이라며 “내년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에서 업계 선두를 확보해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기업으로 변모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왔다”며 “여러 유관기관과 혁신 서비스를 공동 개발 중이고 앞으로도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교육 시대 글로벌 시장 선도하는 회사 될 것”
A. 서울교대를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사로 7년간 근무했다. 2000년대 들어 원조 어린이 포털 야후꾸러기를 운영하던 야후코리아 제안을 받고 이직해 ‘야후꾸러기 우리반’ 개발을 담당했다. 이후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옮겨 디지털 콘텐츠 관련 일을 계속했다. 다음이 카카오에 넘어간 뒤 아이스크림미디어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았다. 합류를 결정한 것은 인생 후반부는 교사와 연관된 사업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다.
Q. 아이스크림미디어에 합류한 후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A. 포털 업체에 다니면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확고한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한 나머지 사업자는 결국 무너진다는 점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에 와보니 이미 ‘아이스크림S’라는 강력한 플랫폼이 있었다. 이 회사에 오자마자 아이스크림S를 더욱 탄탄한 플랫폼으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Q. 교육 시장 미래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A. AI가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교사와 학생에게 필요한 다양한 AI 도구가 이미 교육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AI를 접목한 에듀테크 개발이 시급하다.
Q. 현재 그리고 있는 아이스크림미디어의 모습은.
A. 디지털 플랫폼 우위를 바탕으로 현재 초등 교육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일궈냈다. 앞으로 유아와 중등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3호 (2024.08.21~2024.08.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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