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이미 붕괴" 전국 의료기관 종사자 200명의 일침
[유지영 기자]
▲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가 24일 오후 서울역에서부터 용산 대통령실까지 '지역의료 붕괴 수수방관 윤석열 정부 규탄집회'를 열어 2.6킬로미터를 행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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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가 24일 오후 서울역에서부터 용산 대통령실까지 '지역의료 붕괴 수수방관 윤석열 정부 규탄집회'를 열어 2.6킬로미터를 행진했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오른쪽)가 '지역의료공백 해결을 촉구하는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의 요구안'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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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의료 종사자들을 비롯한 200~300여 명의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전쟁기념관 앞까지 도보로 2.6킬로미터를 행진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는 한낮 기온이 34도에 달했으나 시민들은 땀을 흘리고 비를 맞으면서도 "의료 개혁이라는 헛소리 말고, 공공병원부터 확충하라"라고 외쳤다. 같은 날 91% 찬성으로 총파업을 가결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도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를 주관한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는 "오늘 붕괴된 지역의료의 현실을 대통령에게 알려주기 위해 전국에서 이 자리에 모였다"라면서, 현재의 "처참한 지방의료"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대통령 임기 안에 공공병원을 3배 이상 확충할 것을 주장했다.
경남, 울산, 광주에서 모인 의료기관 종사자들... "지방병원 붕괴됐다"
경남 양산시에서 온 진재원 웅상공공의료원설립추진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웅상지역의 응급실이 있는 유일한 종합병원이 올 3월 폐업했다. 아이가 새벽에 아파도 자차로 1시간 이상 가야 하며, 교통사고가 나면 입원실 부족으로 입원할 수가 없다"라고 지방 병원의 붕괴 현실을 알렸다. 진 공동대표는 "이 붕괴 현실은 민간에서 해결할 수 없고, 지방 정부는 예산과 의지가 없어 정부가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진주의 주민들은 10년 넘게 공공병원의 부재 상태를 경험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경남지사이던 지난 2013년 폐업시킨 진주의료원의 여파를 경남 도민들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고스란히 겪어야 했던 것.
▲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가 24일 오후 서울역에서부터 용산 대통령실까지 '지역의료 붕괴 수수방관 윤석열 정부 규탄집회'를 열어 2.6킬로미터를 행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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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가 24일 오후 서울역에서부터 용산 대통령실까지 '지역의료 붕괴 수수방관 윤석열 정부 규탄집회'를 열어 2.6킬로미터를 행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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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집회 도중 갑작스럽게 내린 비에도 집회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지켰다.
일본에서 온 행진 참가자 "투쟁의 중요성 느꼈다"
공공의료의 공백이 커지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기자와 행진에 함께 동행한 최정화 행동하는간호사회 사무국장은 민간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로 자신을 소개했다. 최 사무국장은 "(내가 근무하는 병원은 민간 병원이지만) 우리 지역 공공의료원 역시 상황이 좋지 않아 한 달에 열흘 정도 응급실을 운영하지 못 한다"라면서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늘면서 공공병원이 회복하지 못 하니 민간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기 시작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됐다. 이런 현실에 공공의료를 살리는 건 당연하니 목소리를 내기 위해 서울로 왔다"라고 전했다.
일본의 한 간호대학에서 온 후지타 교수도 이날 행진에 참석했다. 후지타 교수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한국에서 참석하는 집회는 처음이라면서 "일본 역시 장시간 노동 문제 등 간호사 노동환경이 좋지 않아 투쟁해야 하지만 이렇게 한국처럼 나서서 당사자의 목소리를 내는 집회나 움직임이 없어서 투쟁의 중요성을 느끼게 됐다"라고 전했다.
후지타 교수와 같이 행진에 온 최규진 인하대 의과대학 부교수는 "대안 없이 의과대학 증원을 시도한 윤석열 정권과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싸움 속에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을지 모르겠다"라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 공공의료를 꿈꾸는 학생들마저 대안을 찾지 못해 혼란 속에 뭉개지고 있는 것이 가장 두렵다. 우리는 공공의료에서도 대안을 찾을 수 있고 꿈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라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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