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싫어 귀화→'英 린샤오쥔' 탄생하나…맨유 이어 잉글랜드도 버린다, 자메이카 귀화 급물살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문제아' 메이슨 그린우드가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대신 자메이카 대표팀을 선택할 전망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24일(한국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그린우드가 잉글랜드 대표팀 대신 자메이카 대표팀에서 활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자메이카축구협회가 그린우드의 등록된 국적을 바꾸기 위해 그린우드에게 공식적으로 접근했고, 현재 귀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자메이카축구협회는 지난 2021년에도 그린우드의 국적을 바꾸기 위해 그린우드에게 접근했는데, 당시 잉글랜드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던 그린우드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 자메이카축구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린우드는 맨유의 아픈 손가락이다. 마커스 래시퍼드에 이어 맨유 유스 최고의 재능으로 꼽혔던 그린우드는 10대의 나이에 프리미어리그(PL)를 대표하는 구단이 맨유에서 프로 데뷔하며 두각을 드러냈으나, 지난 2022년 전 여자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맨유 1군 명단에서 제외되며 성장해야 할 시기에 경험을 쌓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탓에 구단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맨유 내부에서는 그린우드를 복귀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에 그린우드는 맨유 복귀가 아닌 헤타페 임대를 선택했다.
당시 맨유는 그린우드의 주급 대부분을 감당할 정도로 그린우드를 빨리 내보내길 원했다. 고등학생 때 맨유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해 준주전 자리까지 올랐던 맨유 최고의 재능 그린우드였지만, 성폭행 혐의 이후 미운 오리가 되어 임대로 맨유를 떠났다.
헤타페는 그린우드의 논란과 별개로 그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그린우드는 합류 직후 헤타페의 인기 스타가 되어 최다 유니폼 판매량을 기록했고, 경기장 안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헤타페 팬들의 인기를 누렸다.
오랜 기간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그린우드의 재능은 그대로였다. 금세 라리가의 속도에 적응한 그린우드는 거의 매 경기마다 번뜩였다. 경기력만 좋았던 게 아니라 그린우드는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며 공격수 보르하 마요랄, 측면 수비수 디에고 리코와 함께 헤타페의 성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린우드의 활약 덕에 헤타페는 리그 중상위권 경쟁을 펼칠 수 있었고, 최종 12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지난 시즌 순위(15위)보다 높은 위치로 올라갔다.
헤타페와 그린우드 양측 모두 동행을 이어가길 원할 만도 했지만, 문제는 그린우드의 이적료였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맨유는 그린우드에게 4000만 파운드(약 702억원)의 가격표를 붙였는데, 헤타페라는 클럽의 재정 규모를 생각하면 감당하기 힘든 금액인 게 현실이었다.
결국 맨유 최고의 재능으로 불렸던 그린우드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유를 떠나 프랑스의 명문 구단 올랭피크 마르세유에 입단했다. 그린우드는 마르세유 입단 후 치른 첫 번째 공식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여전한 재능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린우드가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고 잉글랜드 내에서 그린우드의 이미지가 나아지는 건 아니다. 이미 영국의 축구 팬들은 그린우드가 전 애인을 성폭행한 사람, 범법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린우드가 쫓기듯 영국을 떠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린우드가 국적을 바꾸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린우드는 지난 2020년 8월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돼 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까지 소화했지만 이후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부름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에 그린우드는 아버지의 국적인 자메이카로 국적을 변경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르면 21세 이전에 3경기 이하의 경기를 소화했다면 다른 나라로 국적을 바꿀 수 있다.
또한 현재 자메이카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이 전 맨유 코치인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이라는 점도 그린우드가 국적을 변경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로 꼽힌다. 맥클라렌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 볼프스부르크(독일), 노팅엄 포레스트, 퀸즈 파크 레인저스,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다양한 프로 클럽에서 감독과 코치로 재직한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다.
1999년부터 2001년에 이어 그린우드가 한창 프로에 올라와 재능을 발휘하려고 했던 2022년에도 맨유 수석코치로 재직한 바 있다. 맥클라렌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맨유의 1군 코치로 활동하다 지난달 말일 자메이카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했다.
멘털적인 부분만 개선한다면 그린우드가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린우드는 성폭행 논란 외에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소집됐던 2020년에도 9월 네이션스리그 일정을 앞두고 코로나19 격리 규정을 위반하며 한 여성을 팀 호텔에 초대해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화를 사 대표팀을 떠난 적도 있다.
그렇다고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는 아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지휘하던 시절 맨유에서는 훈련장에서의 태도나 경기 태도 등에 대해 언론으로부터 지적받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성폭행 혐의를 벗고 복귀한 뒤 헤타페로 임대돼 경기에 임하는 태도도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메이카 대표팀을 선택하는 것 역시 그린우드가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볼 수 있다. 헤타페에서 보여준 태도와 경기력을 국가대표팀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면 그린우드는 자신의 축구 커리어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린우드의 사례는 지난 2019년 동료 선수와 송사에 휘말린 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 귀화를 선택, 현재 중국 국가대표로 뛰는 쇼트트랙 선수 린사오쥔(임효준)과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사진=SNS,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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