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처럼 멋지게 경기를 해주고 져주니 얼마나 재밌나"…이정효 감독의 탄식, 왜 나왔나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2% 부족한 걸 못 뛰어넘는다. 우리는 항상 들러리 같은, 상대를 띄워주는 팀이다. 항상 이런 팀인 것 같다."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지난 21일 홈에서 열린 울산HD와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1차전에서 울산의 외인 스트라이커 야고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패배한 뒤 한탄했다.
이 감독은 "아쉬운 경기다. 그 조금을 계속 못 뛰어넘는다. 선수들의 노력에 비하면 결과가 많이 안타깝다"며 "강원FC전도 그렇다. 내가 강원과의 경기를 본 팬이라면 다시 경기장에 올 것 같다. 우리처럼 멋지게 경기를 해주고 져주니 얼마나 재밌나. 우리는 항상 이런 팀인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는 코리아컵에 앞서 강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먼저 득점했으나 이후 내리 세 골을 실점, 2-3으로 역전패했다. 윤정환과 이정효 두 전술가의 지략 대결은 명승부였다는 평가를 남겼지만 정작 경기가 끝나고 광주의 손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패배가 전부였다.
울산전도 마찬가지였다. 광주는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해 울산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이었지만, 주전들이 대다수 출격한 울산과 호각지세를 이뤘다. 그러나 내용이 어떠했든 광주는 결국 패배한 팀이었다.
지난해 열악한 인프라를 꼬집었던 이정효 감독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선수 수급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다시 한번 지원을 호소한 것이다.
이정효 감독은 "'조금만 더 재정적으로 (좋았다면), 조금만 더 우리가 한두 명의 선수들을 영입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 우리 선수들이 이런 아쉬운 경기를 하지 않고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광주는 지난 6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올해부터 실시한 K리그 재정 건전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추가등록 기간 동안 선수 영입이 금지됐다. 리그와 코리아컵,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까지 치러야 하는 광주 입장에서 최악의 악재였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 계속해서 부족한 점을 채우고 있다. 결국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선수들은 200%를 한 것 같다. 200%가 안 되면 뭐 300%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악조건 속에서도 광주 선수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광주는 K리그1에서 재정적을 비롯한 환경 면에서 열악한 편에 속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반기를 기준으로 광주는 같은 시도민구단인 강원, 인천 유나이티드, 대구FC 등과 비교해도 수익 차이가 큰 반면 선수단 운영 지출 비용은 큰 차이가 없다. 이 마저도 지난해에 비해 선수단의 연봉이 크게 오른 것이다.
2023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K리그 구단별 연봉 현황을 기준으로 최하위인 광주 선수단 연봉 지출액(약 60억원)은 K리그1 팀보다 K리그2 팀에 가깝다. 바로 위에 있는 대구(약 84억원)보다 부산 아이파크(약 59억원)나 서울 이랜드(약 55억원), FC안양(약 52억원) 등 K리그2 팀들과의 차이가 더 적은 게 광주의 현실이다.
그 와중에 매 시즌 주축 선수들이 한두 명씩 이탈하고 있다. 2023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김종우(포항 스틸러스)가, 2024시즌 전에는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이 팀을 떠났다. 심지어 올해에는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엄지성(스완지 시티)과 작별했다.
그렇다고 지원이 풍족하다고 보기도 힘들다. 행정이 팀에 마이너스라도 안 되면 다행일 정도다.
광주는 올해 6월이 되어서야 제대로 된 전용 훈련장을 갖췄다. 2019년 훈련장이 개장됐을 당시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배수 시설을 5년 만에 고친 것이다. 그러나 이런 훈련장마저도 최근 관리 부실 문제가 제기되며 광주의 열악한 환경이 재조명됐다. 재정 건전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선수 영입이 금지됐던 여름 이적시장의 경우도 결이 비슷하다.
다행히 광주는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광주는 현재 K리그에서 강원, FC서울 등과 함께 축구를 가장 재밌게 하는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광주의 목표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다. 200%, 300%의 노력을 쏟더라도 넘기 힘든 환경적인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광주는 이제 강등을 걱정하는 팀이 아닌 아시아 무대를 바라보는 팀이다. 광주가 들러리 혹은 명품 조연에서 벗어나려면 팀의 위치에 걸맞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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