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하고 출생률 '뚝'...14억 인구 중국이 정책 바꾼 이유[中돋보기]
정책 변화 꾀하는 중국
혼인·이혼 절차 바꾸고
결혼 관련 학과도 신설
혼인 건수가 감소하고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정책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 혼인신고 시 꼭 필요했던 과정을 생략하거나, 이혼 신청 후 재고할 수 있는 기간을 추가했다. 베이징 민정직업대학은 '결혼 서비스 및 관리' 학과도 신설했다.
시나닷컴 등 중국 언론은 최근 혼인 건수가 급감한 이유로 높아진 결혼 비용, 재정적 압박, 결혼과 출산 개념의 변화 등을 꼽았다. 올해 중국의 상반기 혼인신고 건수는 343만 건이다. 지난해 상반기 392만8000건보다 50만 건 가까이 감소했다. 혼신신고 건수는 2014년부터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혼인 건수가 감소하면서 출생률도 함께 떨어졌다. 지난해에 태어난 중국의 신생아 수는 902만 명으로 출생률은 6.39%다. 1949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결혼은 더 쉽게, 이혼은 어렵게중국은 혼인은 더 간편하게, 이혼 과정은 더 복잡하게 하는 개정법을 추진 중이다. 중국 민정부는 최근 홈페이지에 '혼인등록규정' 개정 초안을 발표했다. 내달 11일까지 의견 수렴에 나선다.
개정안에 따르면 혼인 신고 시 호구부(거주하는 곳이 명시된 가족관계증명서) 제출 의무가 사라졌다. 이전까지는 혼인신고를 하려면 당사자의 호적이 등록된 곳으로 가야 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이들은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이혼 신청 후 철회할 수 있는 기간 30일 부여' 내용도 포함됐다. 이혼 신청을 했더라도 30일 이내 어느 한쪽이라도 이혼을 원치 않는 사람이 신청을 철회하면 이혼 등록 절차를 종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중국 민정부 담당자는 "경제와 사회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타지역에서 거주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호구부 제공 요건 폐지 이유를 밝혔다. 또 이혼을 재고할 수 있는 기간을 두는 것에 대해서는 "충동적으로 결정한 이혼, 성급한 이혼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지역에 법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혼 당사자에게 정서적인 의사소통, 심리 상담, 관계 회복 등 결혼 및 가족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처음으로 결혼 관련 학과 개설한 중국중국 교육부는 올해 5월 베이징 민정직업대학에 '결혼 서비스 및 관리' 학과도 신설했다. 입학전형이 종료돼 70명 모집 인원 모두 채워진 상태다. 학교 측은 하루 20~30통의 문의 전화가 오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했다.
해당 학과에서는 가족 문화, 가족 윤리학, 결혼 산업 등에 대해 공부한다. 결혼 및 가족 문화 발전을 촉진하고 혼인 관습 개혁 추진을 목표로 학과가 개설됐다. 학생들의 직업 훈련을 위해 캠퍼스 내에는 예식장과 혼인 신고 실습장 등이 설치된다. 예식장에서 전통 혼례 등 다양한 형태의 결혼식을 실습한다. 학과를 졸업하면 혼인신고 대행업체, 웨딩 업체, 중매업체, 결혼 및 가족 상담훈련센터 등에서 일할 수 있다.
자오홍강 민정직업대학 부총장은 "결혼 서비스 및 관리 학과는 결혼산업 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혼인신고 등록 및 관리, 가족 상담 등도 전문적으로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젊은이들은 왜 결혼하지 않을까전문가들은 중국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경제성장 둔화, 높아진 결혼 비용, 재정적 압박, 결혼과 출산 개념의 변화 등 때문이라고 입 모은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 성장률은 부동산 침체와 일자리 불안정에 따른 약한 소비 심리, 줄어든 정부 지출 영향으로 예상치(5.1%)를 크게 밑돈 4.7%를 기록했다. 5% 안팎으로 설정한 올해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는 "현재 중국 경제 발전은 일부 어려움과 문제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가파르게 상승한 차이리(남성이 여성에 지급하는 예물금)도 젊은이들이 결혼을 꺼리게 된 이유다. 우한대학 조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차이리 금액은 14만 위안(약2628만 5000원)에 달한다. 차이리는 2007년 이전 1~2만 위안 수준이었지만 2008년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면서 초혼 연령이 높아진 것도 혼인건수 감소로 연결됐다. 지역과 분기별로 차이가 있지만, 올해 1분기 남성 초혼 평균 연령은 29.38세, 2분기 29.7세로 나타났다. ?여성은 27세에서 28세 사이다. 2010년 중국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25.75세, 여성 24세였다.
허야푸 인구문제 연구가는 "최근 젊은층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라며 "미혼 및 불임 인구가 증가하고 출생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새로운 문화를 장려하고 출산의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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