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첫 FDA 항암제 낸 유한양행의 자신감…“제2의 렉라자 개발 속도낸다”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은 유한양행이 연구개발(R&D)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제2의 렉라자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신약 후보물질 연구에 속도를 내 글로벌 제약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일 렉라자와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항암제 ‘리브리반트’를 함께 투약하는 병용 요법이 FDA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전체 폐암 환자의 약 80%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분류된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FDA 승인을 받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한 J&J 대표 등 관계자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공동연구를 하고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함께 노력한 것이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했다. 이어 “제2, 제3의 렉라자를 위해 R&D에 더욱 힘쓰겠다”며 “학계·연구기관과 협업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 목표 눈 앞
‘글로벌 톱50 제약사’를 목표로 한 유한양행은 후속 신약으로 수출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열홍 R&D 총괄 사장도 “매년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있다. 올해 연구비는 약 250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수출해 국내 제약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웅 중앙연구소 부사장은 “현재 임상 중인 개발 신약(파이프라인)이 8개”라며 “내년에는 12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외부 연구기관·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 50여 곳에 약 5000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전략적투자자(SI)로 투자를 집행한 기업은 35곳이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 물질을 꾸준히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FDA 도전하는 국산신약 후보들
유한양행에 이어 10번째로 FDA 문턱을 넘을 국산 신약 후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렉라자보다 먼저 미국 시장에 도전했던 HLB의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은 지난 5월 FDA의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으며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HLB는 내달 중 재승인 신청을 계획 중이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하반기 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할 전망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렉라자의 이번 FDA 승인을 계기로 국산 신약의 위상이 높아지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의 확산과 과감한 R&D 투자 확대, 정부와의 민관협력 강화 등을 통해 제2, 제3의 미국 FDA 승인 신약이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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