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선동 사과하라” “日과 공범”…후쿠시마 방류 1년 충돌

허진, 성지원 2024. 8. 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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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하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개시 1년을 앞두고 정치권이 충돌했다. 일본 도쿄전력은 지난해 8월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희석해 방류하고 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24일은 야당이 후쿠시마 괴담을 방류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라며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는 황당한 괴담이 거짓 선동으로 밝혀졌음에도 괴담의 근원지인 야당은 대국민 사과조차 없이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괴담을 이겨낼 길은 오직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뿐이라고 믿었다”며 “해양 방사능 조사 지점을 92개소에서 243개소로 확대했고, 수입 신고된 모든 수산물에 대한 생산지 증명서를 확인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1년 동안 국내 해역, 공해 등에서 시료를 채취해 4만9600여 건의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안전 기준을 벗어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핵 폐기물’, ‘제2의 태평양 전쟁’ 같은 야당의 황당한 괴담 선동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았어도 될 예산 1조6000억원이 이 과정에서 투입됐다”며 “야당이 과학적 근거를 신뢰하고 국민 분열이 아닌 민생을 위한 정치를 했다면, 바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일 수 있었던 혈세”라고 했다.

정 대변인은 “야당은 반성은커녕 지금도 자극적인 발언으로 여전히 황당한 괴담 선동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검사 결과를 애써 외면한 채 ‘안전성을 입증할 근거를 제시하라’는 앵무새 논평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뒤 “반성의 시작은 솔직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라며 “광우병·사드에 이어 후쿠시마까지 국민을 분열시키는 괴담 선동을 이제 그만두겠다고 약속하고,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원내책회의에서 “오염수 방류는 우리 국민 누구도 원치 않는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었다”면서도 “하지만 민주당의 몰염치한 선동 정치는 더 유감이다. 이제 일년이 지나고 물이 빠진 후 실체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곤 “민주당은 괴담으로 고통받고 손해를 입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명(가운데)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모습. 뉴스1


여권의 이같은 공세에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박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방류된 오염수가 우리 바다에 도착하는 것은 빨라도 4~5년에서 10년 후의 일”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그 사이 5년 후, 10년 후로 시간 여행이라도 다녀왔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대체 무엇을 근거로 일본이 방류한 후쿠시마 핵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느냐. 일본 정부가 건네준 홍보성 자료 말고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느냐”며 “대체 무슨 근거로 국민과 야당의 우려를 괴담이고 거짓 선동이라고 매도하느냐”고 했다.

조 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올해 2월 이후 방사능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 환경부 자료에서 방류 지점의 삼중수소 농도가 10배로 뛰었다는 사실만 드러났다”며 “피해 예상 국가로 방류 상황을 강도 높게 감시했어야 할 한국 정부는 아예 손을 놓고 있었다. 삼중수소와 방사능이 옮겨가는 먹이사슬을 추적하지도 않았고, 국민 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한 장기간의 추적 조사도 없었다”고 했다.

조 대변인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할 조치는 어느 것도 하지 않은 채 안전하다는 홍보에만 열을 올린 정부가 홍보비 1조6000억을 야당에 전가하겠다니 기가 막힌다”며 “일본 정부는 전 세계 인류에 비용이 싸다는 이유로 범죄를 저질렀고, 윤석열 정부는 이 범죄의 공범이자 방조범”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허진·성지원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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