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된 바른세상병원… 매 순간 환자에게 최선을 다한 게 성장의 밑거름"

이금숙 기자 2024. 8. 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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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목표를 세워서 움직이기보다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환자 진료를 하다 보니 20년 새 병원이 크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보건복지부 관절전문병원 바른세상병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이했다. 바른세상병원은 2004년 ‘바른세상정형외과의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했다. 전문의 1명, 직원 7명으로 시작했지만 20년이나 지난 지금은 전문의 27명, 임직원 420 여 명이 있다. 바른세상병원을 다녀간 누적 환자 수는286만 5000명, 수술 누적 건수는 9만 327례에 이른다(2024년 7월 기준).

바른세상병원은 현재 179병상 규모에 정형외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신경과·영상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내과·가정의학과 등 8개 진료과를 갖추고 있으며 전문센터로는 관절센터·척추센터·뇌신경센터·재활물리치료센터 등이 있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병원장을 만나 병원의 발전 ‘비결’과 ‘비전’에 대해 들었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병원장/신지호 기자
-20년간 얼마큼 성장을 이뤘나?
임직원 수로만 보면 60배 정도 성장했다. 우리 병원은 2004년 이후 단 한 해도 성장하지 않은 해가 없다. 성장을 위한 투자가 비결이었다고 생각한다. 바른세상병원은 큰 도로변에 있지 않고, 개원 당시 야탑역 주변에 정형외과만 4곳이 있었다. 첫 1년 간 환자가 오지 않았다. 진심을 다해 진료를 봤고 조금씩 소문이 나면서 환자가 늘었다. 환자가 많아지다 보니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이를 두고 볼 수 없어 의사를 뽑았다. 내가 수술할 때는 다른 의사는 진료를 보고, 다른 의사가 수술할 때는 내가 진료를 보는 식으로 운영했다. 그런 식으로 의사를 늘려갔다. 아기가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매일 잘 먹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 성장을 하듯, 원대한 꿈을 안고 개원을 한 것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진료에 최선을 다한 것이 성장의 비결인 것 같다.

-관절 전문병원 인증을 4회 연속 받았다?
그렇다. 1주기 관절 전문병원은 병상 수가 모자라 인증을 못받았지만 그 이후 4회 연속 지정을 받았다. 전문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의료의 질을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병원인 척을 하는 병원들이 많지만, 전문병원은 정부의 까다로운 조건들을 통과한 병원들이다. 수십억 원의 투자 또한 필요하다. 또 관절전문병원 지정을 받으려면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이어야 한다.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 역시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에 대한 심사를 통과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개원 병원으로는 드물게 연골재생연구소를 만들었다?
무릎 수술을 하는 정형외과 전문의라면 무릎 연골에 대해 관심이 없을 수 없다. 연골은 재생이 안되고 약도 없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골재생연구소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 연구원들을 뽑았고 첨단 장비도 들였다. 우리 병원에서는 한 달에 100건 정도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데, 수술 중 버려지는 연골조직을 이렇게 저렇게 실험을 하고 논문을 많이 내고 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3억 4000만원 규모의 국책 과제(범부처 재생의료 기술 개발사업)를 수주했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요즘에는 엑소좀(세포가 분비하는 50~200nm 크기의 소포체로, 세포 간 드나들며 정보 전달을 하는 물질)을 가지고 연골에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엑소좀은 연골 조직 재생 효과와 염증 조절을 통한 통증 억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소좀을 치료제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병원장/신지호 기자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더블보드를 가지고 있으며, 스포츠 손상 치료의 권위자다?
원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다.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근무할 때 미국 하버드 대학에 연수를 갔다. 2년간 스포츠의학을 배우면서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 국내에 돌아와 정형외과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근골격계 질환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한 도전이었다. 특히 스포츠 손상 치료에 관심이 많다. 나의 경우 고 2때 반 대표로 축구를 하다가 부상을 당해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졌지만, 당시 빨간약을 바르고 붕대로 감싸는 등 제대로된 치료를 못 받아서 한동안 고생했다. 축구를 좋아해 정기적으로 축구 경기를 뛰는데, 무릎이 덜렁거리는 느낌이 들어서 40대 초반에 결국 전방십자인대 봉합 수술을 했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은 부상을 잘 치료해야 완전한 회복을 통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현역 프로 축구선수 여러 명이 나한테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받았다. 다시 축구를 잘 할 수 있게 튼튼하게 수술을 했다.

-의료진들이 지속적으로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학술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 병원들 의사들이 논문을 쓰면 인센티브를 준다. 의학은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신 업데이트된 논문을 보고 이런 저런 치료도 시도한다. 최근에는 떨어져나온 연골을 다져서 다시 넣으면 연골재생에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 병원의 데이터를 모으고 논문을 쓰고 검증을 받는다. 논문을 통해 검증받은 의술은 우리 병원만의 노하우가 된다.

-의사들끼리 토론도 활발하다?
우리 병원은 관절 의사 8명, 척추 의사 6명이 있다. 이들에게 한 가지 치료만 고집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의료진들은 주 2회 콘퍼런스에 참여한다. 콘퍼런스에서 환자 치료 케이스를 가지고 토론을 한다. 대학병원은 수직적인 위계가 뚜렷한 반면 우리 병원 의료진들은 수평적인 관계에서 토론을 활발히 하고 있다.

-향후 병원 운영 계획은? 
먼 미래에 대한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현재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하루하루가 쌓여서 발전을 거듭하는 것처럼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지식 습득을 게을리하지 않으면 병원을 발전해 있을 것이다. 더 좋은 장비를 들이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최근에는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인공관절 로봇 'ROSA'를 도입했다.

하나 더, 우리 병원에 10년 이상 다닌 직원들이 많다. 이들이 바른세상병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직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직원 복지를 늘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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