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운전, 횡단보도 보행자 치어 숨지게 한 60대 결국…

2차 사고 운전자는 무죄…"주의의무 다해도 사고 회피 어려워"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 등 교통 관련 범죄로만 8번 처벌받고도 또다시 무면허 운전으로 1명을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 및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단독 박이랑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A씨는 2022년 12월 21일 오전 7시 25분쯤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후문 앞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성 보행자 B씨(56)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A씨의 차량에 치여 반대차로로 쓰러지면서 C씨의 승용차에 역과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면허가 없이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과거에도 음주운전으로 5번의 벌금형을 처벌받은 바 있다. 또 무면허 운전으로 벌금형 2번,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으로 벌금형 1번 등 총 8차례의 교통 관련 범죄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이 사건 피고인의 과실이 중하며, 피해자는 생명이 박탈되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과 피해자 사망엔 횡단보도에 쓰러진 피해자를 밟고 지나간 2차 사고인 점, 피고인의 마지막 전과는 2012년 무면허 운전으로 이 사건으로부터 상당한 기간 전의 것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2차 사고를 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같이 재판에 넘겨진 C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C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받는 상태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사고 당시가 일출 전이었으며 비가 내려서 어두운 상태였던 것, B씨가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고 도로에 누워있던 점, 반대편 차선 차량의 전조등으로 C씨의 시야가 방해받았던 점, 사고 직전 피고인의 운행속도가 제한속도보다 낮았던 점 등을 토대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에도 음주·무면허운전 혐의로 재판을 받는 40대가 같은 혐의로 또 검거돼 결국 구속됐다. 당시 경남 진해경찰서는 지난 10일 오전 6시께 창원시 진해구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가로수를 들이받은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무면허운전)로 40대 남성을 검거했다.

사고로 차량 일부가 파손되고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남성은 지난 4월 음주·무면허운전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동종 전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최근까지 차를 운전하는 의약품운송업에 종사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