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곳 거절" 김종인 응급실 뺑뺑이…SNS에 박제한 의협 회장

현예슬 2024. 8. 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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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임현택 페이스북 캡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응급실 뺑뺑이' 사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임 회장은 22일 오후 페이스북에 "이마 뭐에요? 앵커 질문에 김종인, 정권 들으라는 듯…"이라는 뉴스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해당 뉴스 화면 이미지와 링크 외에 별다른 의견을 남기지 않았으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응급실 운영 파행 등 의료공백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해 글을 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른쪽 이마에 커다란 반창고를 붙인 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 전 위원장은 "새벽에 잘못하다가 넘어져서 이마가 깨졌다"며 "119가 와서 피투성이가 된 사람을 일으켜서 응급실에 가려고 22군데를 전화했는데도 안 받아줬다"고 말했다.

이어 "겨우겨우 옛날에 자주 다니던 병원에 가서 신분을 밝히고 응급실에 갔는데 의사가 아무도 없었다"며 "(이런 경험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어렵게 찾은 응급실에서 이마 8㎝ 남짓을 꿰맸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번에 의대 증원 문제를 갖고 의료대란이 나서 우리나라 의료체제에 적잖은 손상이 올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이것이 무너졌을 적에는 정권 자체도 유지하기 힘들다고 본다"면서 "대통령께서 과연 의료에 대한 지식이 충분히 있는지 의문이다. 자기가 모르는 걸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려고 하니 여러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관계자들이 구급차 뺑뺑이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23일 '응급실 뺑뺑이' 관련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공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응급의료를 담당하는 119구급대원을 대표해 응급환자의 죽음을 방치하고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를 규탄한다"며 "현재 응급환자들의 병원 선정과 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및 수용 거부 사태로 인해 이들의 생명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에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에 이른 국민이 벌써 지난해 전체를 넘어섰다"며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이 발표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공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쓰러진 40대 응급환자가 14곳의 병원을 돌다가 입원하지 못하고 끝내 구급차에서 숨졌다. 다음날에는 공사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환자가 병원 10여군데를 돌아다녔지만,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했다. 지난 15일 충북 진천군에서도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가 결국 응급실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결국 구급차 안에서 출산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 개선 ▶구급대원에게 실질적인 병원 선정 권한 부여 ▶응급의료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 및 개혁 ▶구급대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촉구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응급의료 거부 금지' 규정을 위반하는 응급실을 묵인하지 말고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청은 기자회견 직후 "정부는 중증·응급환자의 진료 공백 최소화와 응급실 과밀화 해소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소방청은 보건의료당국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과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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